한국어 교육, 나아가야 할 방향은?…문화적 관심 너머 학문적 관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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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멜버른 대학교에서는 주호주멜번분관 주최로 빅토리아주 내의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SBS한국어팀은 포럼 현장에 방문해 니콜라 프라스키니 멜버른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와 조혜인 모나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양윤정 한국어교사회 회장 등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BTS, 블랙핑크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K-드라마가 글로벌 문화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의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만큼, 한국어 교육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도 커져가고 있는데요. 각계 전문가들이 중지를 모아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3월20일 멜버른 대학교에서는 주호주멜번분관 주최로 빅토리아주 내의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습니다.

"오늘 포럼은 빅토리아주에서 한국어 교육된 교육자 관련자, 즉 초등학교 선생님 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 교수들이 모여서 앞으로 (빅토리아)주에서 한국어 교육이 나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려고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포럼에는 멜버른대학교 한국학과, 모나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님들, 한국어 교사회 회원 분들이 참석해 호주내 한국어 교육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SBS한국어팀은 포럼 현장에 방문해 니콜라 프라스키니(Nicola Fraschini) 멜버른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와 조혜인 모나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양윤정 한국어교사회 회장 등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과 호주 내 한국어 교육 현황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우선 멜버른대학교에선 올해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멜버른대학교에서 한국학 전공이 처음으로 도입됐다는 것인데요. 멜버른대학교 한국학 전공 니콜라 교수님께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니콜라 교수는 "멜버른 대학교에서 2017년에 한국학 교수직이 도입됐고, 2019년부터 언어 수업이 시작됐고, 2024년 올해부터 한국어 전공이 도입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니콜라 교수는 발표를 통해 멜버른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저희 같은 경우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쁜 현상이고, 더 기쁜 것은 과거에 비해 케이팝(K-pop)이나 대중 문화에 관심을 넘어 학문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도 증가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멜버른대학교에서 전공이 생기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나시대학만큼 역사가 긴 것은 아니지만 Honors 프로그램이나 그 이후의 PhD를 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는 것은 한국 대중 문화 관심을 넘어 한국학 학문 분야를 관심 분야로 삼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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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멜버른대학교는 한국학 고급 과정이 개설돼 있지 않아 한국 교민 자녀들이나, 한국어를 수준급으로 하는 학생들에겐 수업을 듣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콘텐츠의 큰 인기와 함께 한글 혹은 기초 한국어를 이미 숙달하고 입학하는 학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어 초급 단계의 학습자간 수업 난이도 차이도 발생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멜버른대학교에선 초급과정과 심화과정을 두단계로 나누는 투트랙 전략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모나시대학교는 이보다 앞서 한국학 전공이 설립됐습니다.

조혜인 교수는 "한국학과는 1988년에 개설이 됐고, 그 뒤로 학생이 900명 정도 재학 중이고요. 저희는 한국학 전공, 부전공, 디플로마과정, 연구석사, 박사과정을 지금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나시대학교는 한글, 기초 한국어를 이미 배우고 입학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문제를 보완해 이미 작년부터 한국어 고급자를 위한 '심화반'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클레이튼(Clayton) 캠퍼스에서는 일반·심화·최고급반을 수강할 수 있으며, 코필드(Caulfiled) 캠퍼스에선 초급(일반)반만 운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조혜인 모나시대학교 교수는 여전히 심화반 학생 수는 타 아시아학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저희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라기 보단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했을 때 더 양질의, 더 학생들의 니즈에 맞는 한국어를 넘어서는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멜번대 한국학과와 유기적으로 얘기하고 있고, 앞으로 그걸 빅토리아 주정부나 다른 한글 학교 선생님들과 상의해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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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 빅토리아 한국어 교사회 회장은 어린 학생때부터 한국어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 회장은 "유치원에서부터 한국어가 어떻게 가르쳐지고 있는지를 실제로 느껴지는 것에서 말하고 싶은데요. 유치원에서도 아시아권 문화에서 중국이나 일본, 인도네시아 언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많이 가르쳐주고 있는데 한국어 같은 경우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린 학생부터 한국어에 대해 가깝게 느껴지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문제부터 생각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니콜라 교수는 호주 교육 과정에서 한국어 교육이 갖는 문제는 각 주마다 한국어 교육과정이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니콜라 교수는 "호주에서의 한국어 교육 과정이라는 문제를 한마디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는 호주에서 한국어 교육과정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구요.

각 주마다, 중앙 정부마다 교육 과정 따로 있고, 교육부가 만든 교육과정도 따로 있는 등 전부 교육과정이 따로 있기 때문에 각각 묶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학생이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을 때 끊김없이 지속적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혜인 교수는 앞으로 한국어 교육이 성인이 돼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이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조혜인 교수는 "성인이 된 후 한국 관련 된 일을 해서 뒤늦게 한국어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제공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니콜라 교수는 지속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학생이 어디든, 무슨 주에 있든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교 끝날 때까지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회장은 도서관에서부터 어린 아이들이 한국어를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양 회장은 "호주 내에서 어린이부터 초·중·고까지 한국어를 즐겁게 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뿌듯하게 느낄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도서관에 아시안계통 책이 시티, 오클리(Oakleigh) 등에 구비돼 있습니다.

제가 가보면 한국책이 어린 아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 수보다는 어려운 책들이 많이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사회 속에서도, 실제적으로 책을 빌릴 때 조금 더 한국어가 재밌고, 즐겁게 모든 사람에게 열린 공간으로 부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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