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에 영향 미쳤나...?

Protesters are seen during a Black Lives Matter rally in Melbourne on 6 June.

Protesters are seen during a Black Lives Matter rally in Melbourne on 6 June.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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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정부 당국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시드니와 멜버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강행된 흑인차별규탄 시위가 빅토리아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재증가 추세에 영향을 미쳤는지의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토리아 주에서 최근 일주일 여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두자릿수로 늘어나면서 지난 6월 6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의 여파에 관심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6일 시드니와 멜버른 등을 중심으로 호주 전역에서는 수많은 청중들이 참석한 가운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슬로건을 내건 흑인차별규탄 시위가 펼쳐졌다.

당시 정부와 보건당국은 "대규모 시위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폭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시위 발생 2주가 넘은 현재 시위참석과 연관된 확진자 급증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참석자 가운데 4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상태다.

하지만 이들 4명 모두 시위 참석을 통해 감염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일부에서는 "야외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률은 보건당국의 경고와 달리 높지 않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정부 당국의 사회적 봉쇄조치의 효과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호주국립대학 ANU의 전염병 전문학자 피터 콜리그넌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감염과 시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콜리그넌 교수는 "분명 야외 집회가 의료 당국이 우려한 만큼 위험하지 않다"면서 "실내 집회보다 야외 집회가 안전함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콜리그넌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굳이 야외 스포츠 활동 등을 지나치게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하지만 야외에서도 손 세척 등 위생 관리와 사회적 거리두 수칙 준수는 지속돼야 한다"면서 야외 활동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완곡히 역설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도 "4월 이후 빅토리아 주의 신규 확진 사례의 절반 가량이 가족간의 바이러스 전파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방수석의료담당관 브렌던 머피 박사는 "시위를 통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고, 호주의 행운이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하지만 2차 유행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브렌던 머피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입과 추가 사례발생의 개연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최근 매일 15만 여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위험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빅토리아주의 수석의료담당관 브렛트 서튼 박사도 "시위로 인해 멜버른의 신규 확진자 증가를 촉발시키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시위 참석을 통해 감염된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각심을 조금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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