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성인이 된다는 의미는?... ‘18세에 할 수 있는 일과 그전에 할 수 있는 일’

A composite image showing a young person and the legal changes they face moving into adulthood.

Young people in Australia are subject to a range of legal entitlements before and upon turning 18. Some experts say there are "inconsistencies".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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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와 청소년 단체들은 18세에 음주와 투표 권리를 얻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관할권에서 10세에 형사 고발을 당할 수 있는 점은 모순이라고 지적합니다.


Key Points
  • 호주 18세, 투표권 획득… 음주 가능
호주 청년들에게 18세가 된다는 것은 종종 새로운 이정표로 여겨집니다.

호주에서 18세가 된다는 것은 법적인 성인으로 간주된다는 의미로, 이들에게는 투표에서 음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권리와 책임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형사 책임과 관련된 법적인 연령은 18세 보다 더 빨리 다가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와 청소년 단체들은 호주 전역에 걸친 사회와 법률 영역에 “어느 정도 모순이 존재한다”고 질타합니다.

모나쉬 대학교의 사회복지학 부교수인 수잔 바이다위 박사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청소년을 적절히 보호하고, 건강, 복지, 안전을 우선시하는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리아 피노키아 신임 노던 테러토리 수석 장관은 노던 테러토리의 형사 책임 연령을 12세에서 10세로 낮추겠다고 주장했는데요.

수잔 바이다위 박사는 피노키아 수석 장관의 주장이 “산더미 같은” 증거에 위반되는 일이라며 우려의 뜻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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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청년들이 다양한 연령대에 할 수 있는 일은? Credit: SBS News

호주에서 18세가 된다는 것은?

케이트 리처드슨은 청소년들에게 법률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는 단체인 ‘호주청소년법률(Youth Law Australia)’의 선임 변호사입니다.

리처드슨은 “성인이 된다는 것은 젊은이가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는 의미”라며 “18세가 되면 부모나 보호자가 더 이상 법에 따라 젊은이에 대한 양육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호주에서 18세가 되면 허가된 시설에서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물론 2차 주류 공급과 관련해서는 관할권마다 일부 법률이 다를 수 있습니다)

18세가 되면 허가된 도박이 가능하고, 결혼법에 따라 몇 가지 예외는 있지만 결혼도 가능합니다.

18세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리처드슨은 18세가 되기 전에도 법에 따라 청소년들에게 많은 자격이 주어지며 청소년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같은 자격과 책임은 관할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청소년 운전자들은 ACT를 제외한 모든 관할권에서 16세에 러너 운전면허(L licence)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ACT에서는 이보다 빠른 15세 9개월에 러너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적으로 성행위에 동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성적 동의의 법적인 연령은 태즈매니아와 남호주를 제외한 대부분 관할권에서 16세입니다. 태즈매니아와 남호주는 17세로 정해져 있습니다.

빅토리아주, 서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13세에 소매업이나 식음료 업계에서 캐주얼 혹은 파트타임 근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세 혹은 11세에는 신문 배달과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관할 지역의 경우 최소 근무 연령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근무 시간과 보호자 동의 절차와 같은 다양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주와 테러토리 별로 법적 연령이 다른 이유는?

리처드슨은 운전면허증이나 성행위 동의 연령과 같은 일부 법적인 연령은 법률에 따라 결정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치료 동의와 같은 것들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리처드슨은 “이것들은 일반적으로 주와 테러토리의 법률”이라며 “주와 테러토리들이 정책적인 이유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바이다위 박사는 각기 다른 관할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때 증거에 의존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바이다위 박사는 “안타깝게도 정치적 동기에 의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며 “개인이나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증거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형사 책임 연령

이런 가운데 최근 선거에서 압승한 노던 테러토리 자유당 (CLP)의 리아 피노키아 신임 수석 장관은 형사 책임 연령을 10세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호주 대부분의 주에서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기소될 수 있는 최소 연령은 10세입니다. 반면 ACT와 노던 테러토리의 형사 책임 연령은 현재 12세입니다.

피노키아 수석 장관은 “사람들이 저지르고 있는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형사 책임 연령을 10세로 낮추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빅토리아주 양형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2/23 회계 연도에 10세에서 17세 청소년의 구금률은 노던 테러토리가 가장 높습니다. 노던 테러토리의 청소년 구금률은 1만 명 당 102.4명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청소년 구금률이 가장 낮은 관할권은 빅토리아 주로 청소년 1만 명 당 5.7명의 구금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북부원주민 법률센터(NAAJA)의 제러드 샤프 수석 변호사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던 테러토리 정부의 추진 방향은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퇴진적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동 복지와 형사 사법권 전문가인 바이다위 박사 역시 노던 테러토리 정부의 움직임은 “산더미 같은 증거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바이다위 박사는 “노던 테러토리의 아동보호와 구금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와 권고 내용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지역 사회를 실제로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증거에도 위배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전문가들은 여러 주와 테러토리 정부들이 형사 책임 연령을 오히려 높이기로 결정한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주는 현재 10세인 형사 책임 연령을 2027년까지 12세로, 태즈매니아 주는 10세인 형사 책임 연령을 2029년까지 14세로 상향 조정할 예정입니다. ACT 역시 2025년에 형사 책임 연령을 14세로 높일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청소년법률(Youth Law Australia)’은 호주 전역에서 형사 책임 최소 연령을 14세로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옹호센터(YAC)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형사 책임 최소 연령을 낮추는 것은 “장기적인 지역 사회 안전을 위한 효과적인 대응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호주국립아동위원회는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하며 취약한 아동에 접근하는 방식에 주와 테러로티 정부가 “상당한 변화”를 갖기를 촉구했으며, 연방 아동 장관, 국가 아동법, 아동 정의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 설립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청소년에 대한 일관성 결여

몇몇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주어지는 법적인 자격에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지적합니다.

제러드 샤프 변호사는 “자동차 운전이나 음주와 관련해서는 아이들이 성숙한 수준에 도달해야 특권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반면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형사 고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긋지긋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청소년옹호센터의 루크 로버츠는 “우리가 젊은이를 대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청소년들이 취업하는 시기보다 더 빠른 시기에 그들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청소년법률(Youth Law Australia)’은 SBS 뉴스에 보낸 성명서에서 모든 법적인 연령은 "본질적으로 정부가 내린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호주청소년법률은 “이러한 결정은 증거와 인권 프레임워크에 근거하지 않은 자의적인 것으로 호주 전역의 법적 연령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형사 책임에 대한 최소 연령을 10세로 설정하는 것은 가장 자의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일로, 취약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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