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백신 여권 도입 임박… “식당과 소상공인의 고민은?”

Empty tables are seen at a closed restaurant in Federation Square, Melbourne.

Melbourne's lockdown has been extended by a week as the state battles the Delta variant of coronavirus.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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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식당과 소매업체에 들어갈 수 있는 백신 여권 도입이 임박했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과의 실랑이를 염려하기도 하는데요. 주정부는 관련 입법과 공중 의료 명령을 세밀하게 검토 중입니다.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네,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호주 주요 도시들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제 개방에 대한 희망을 품고 모두가 백신 접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백신 접종률 70%와 80% 달성 시의 경제 재개방 계획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백신 여권 활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도 하나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오늘도 홍태경 프로듀서 함께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이하 홍태경): 안녕하세요

사회자: 네, 이제 10월이면 시드니와 멜버른에 있는 식당과 가게들이 다시 문을 열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참 많으실 텐데요. 정말 오랫동안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셨습니다. 터널 끝에 이제 조금씩 빛이 보이고 있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16세 이상 성인의 70% 이상이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첫 번째 월요일부터 도시를 재개방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11월 8일경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사회자: 10월 8일이면 이제 약 2주 정도 남았네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만약 예상대로 10월 8일 금요일, 혹은 9일 토요일이나, 10일 일요일에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10월 11일 월요일부터는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부터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접객업소들은 실내의 경우 4제곱미터당 1명, 실외의 경우 2제곱미터당 1명 규칙 하에 다시 문을 열게 됩니다. 소매점 역시 4제곱 미터당 1인 규칙에 따라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고요. 미용실과 네일 살롱과 같은 개인 서비스도 4제곱 미터 당 1명 규칙하에 영업이 재개됩니다.

사회자: 네, 이제 몇 주 남지 않았다고 하니까,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마찬가지로 빅토리아주 역시 16세 이상 70%가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락다운을 해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그런데 세부 내용에서는 뉴사우스웨일스주와 조금 차이가 있네요?

홍태경: 네, 말씀처럼 빅토리아주도 2차 백신 접종 70%를 달성하고 나면 락다운을 해제한다고 밝혔는데요. 예상 시점은 10월 26일 경입니다.

하지만 이때도 빅토리아주 식당들은 실외 영업만 가능해 지고요. 식당들의 실내 영업은 2차 백신 접종 80%가 도달한 후에나 가능하게 됩니다. 약 11월 5일경으로 예측이 됩니다. 이때부터는 펍, 레스토랑, 카페에서 착석 서비스가 가능해지고요. 실내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친 최대 150명, 실외에는 최대 500명이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두 곳의 규제 완화 내용이 조금 다르긴 한데요. 하지만 두 곳 모두 백신을 두 차례 모두 접종한 사람에게만 자유를 주겠다는 방향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죠?

홍태경: 그렇습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면서 “백신 2차 접종을 받지 않는 이들은 이러한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시범적으로 먼저 빅토리아주 지방 지역에서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만 이벤트, 시설,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역시나 백신을 두 차례 모두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당, 소매점 등에 접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모두 완전히 예방 접종을 마친 사람과 의료적 면제를 받은 사람만 재개방 로드맵에 따라 허용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이 같은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해서 식당이나 소매점 같은 고용주들의 생각은 어떤지가 궁금한데요?

홍태경: 네, 지난 8월 호주소매업협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의 82%가 2차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백신 여권 시스템에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백신 여권을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조건으로 삼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7% 정도만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식당 문을 다시 열 계획을 갖고 있는 식당이나 소매점들의 입장에서 고민꺼리도 있다고요?

홍태경: 네, ABC 방송에 출연한 뉴캐슬의 식당 주인 루크 틸스 씨는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2차 백신 접종률 70%가 달성돼서 빨리 식당과 펍의 문을 다시 열고는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걱정도 많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가게 문을 곧 열 수 있는데 걱정되는 게 있다? 어떤 걸까요?

홍태경: 네, 예상대로 10월 중에 다시 가게 문을 열게 된다면, 젊은 직원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손님들과 문 앞에서 입장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게 될 것이 뻔하다는 건데요.

틸스 씨는 “가게 문을 다시 열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이 되지만 새로 도입되는 규칙의 최전선에 우리가 서게 될 것”이라면서 “식음료 업계가 상대해야 하는 주고객층은 목소리가 큰 18살에서 24살 사이의 젊은이들로 마음이 착잡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백신을 안 맞은 손님 중에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서 종업원이나 주인을 향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예상된다는 건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정말 그럴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틸스 씨는 보다 명확하고 확정적인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는데요. 틸스 씨는 “만약 당신을 들여보내면 법적인 책임이 내게 있다. 이것이 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이유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우리가 들여보낼 수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논쟁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되고 애매한 회색 지대가 존재해서도 안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처음에는 정부와 법을 비난하겠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이 사람들이 가게를 떠날 수 있다는 건데요. 틸스 씨는 “애매한 회색 지대가 있게 되면 혼란을 야기하게 되고 엄청난 대립을 겪게 된다”면서 “그러면 사람들이 이일에 지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틸스 씨는 “고객들에게 백신 접종을 반드시 해야 하고 직원들 역시 백신 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이해가 되네요. 가게 문을 다시 열면서 우리 한인 동포 영업주와 일하시는 분들이 이런 식의 피해를 입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 같은데요. 법적인 부문에서 정말 철저한 준비가 갖춰져야겠네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현재 백신 여권 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입법과 공중 의료 명령을 세밀하게 검토 중인데요.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의 존 바릴라로 부총리는 사업체들이 우려할 필요가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존 바릴라로 부총리는 “식당 문을 다시 열기 전에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을 들여보내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 사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변화 혹은 공중 보건 명령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신을 맞았거나 안 맞았거나 상관없이 손님들을 다 맞이하겠다고 천명하는 가게들도 있는데요. 바릴라로 부총리는 이 같은 사업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들은 추가로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 가게 문을 닫거나 엄청나게 무거운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네, 앞서 가게를 운영하는 틸스 씨가 한 말처럼 “애매한 회색 지대” 아니라 아주 명쾌한 법 규정이 마련돼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최근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을 거부하는 것이 차별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고요?

홍태경: 네, 호주 비즈니스 로이어스의 선임 변호사이자 고문을 맡고 있는 케이트 톰슨 변호사는 많은 사업체들이 차별과 관련된 법적인 문제들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는 “사업체들이 백신을 맞았든 안 맞았든 모든 사람에게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차별 논쟁이 뜨겁게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톰슨 변호사는 “차별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주제이겠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는데요. 톰슨 변호사는 “장애나 성별, 나이와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차별을 이해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백신 접종 상태에 대한 문제에 접근할 수는 없다”라면서 “백신 접종 상태를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한다고 해서 이것이 명백하게 차별 행위라거나 기존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톰슨 변호사는 일부 제한적인 경우이지만 정당한 의료적인 이유가 있어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처럼 정당한 의료적인 이유가 있어서 백신을 못 맞았는데 이 사람을 차별하게 되면 이 경우에는 간접적인 차별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최근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부동산법에 따라 모든 업소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그뿐만 아니라 식당 입장에서는 손님들을 맞을 때마다 백신 접종 여부를 하나하나 다 점검하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그래서 현재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기존의 큐알 코드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는 백신 여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뉴사우스웨일스 앱을 이용하는 방식이 될 것 같고요.

고객들이 식당에 들어가면서 체크인을 하게 되면 이들의 백신 접종 상태가 표시되고 백신 접종을 두 차례 모두 마친 사람들만 입장이 허용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주의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는 빅토리아주 자체적인 백신 여권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사회자: 이런 가운데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백신 여권을 시드니 전역에서 사용하기 전이죠, 10월 6일부터 백신 접종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뉴사우스웨일스 앱을 지방 지역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그 이전에 백신 접종 증명서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홍태경: 네 , 현재는 백신을 접종한 분들이 정부 웹사이트인 ‘마이갑(MyGov)’ 혹은 익스프레스 플러스 메디케어 앱을 통해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은 경제 개방을 목전에 둔 사업체들의 우려 사항들 같이 짚어 봤습니다. 락다운이 해제되고 다시 가게 문을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백신 여권’ 도입 여부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관련된 법률 검토를 세밀하게 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좋은 소식 기대해 보겠습니다. 네, 홍태경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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