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뉴욕타임스, 한국 '계모임' 조명…"한국인 독특한 우정 유지 비결"

Hands with Korean 50,000 won isolated on white background.

Hands with Korean 50,000 won isolated on white background Source: iStockphoto / bong hyunjung/Getty Images/iStock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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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우정을 돈독히 유지하는 한국인의 비결'이란 제목으로 한국의 계모임을 조명하며, 이를 미래 지출을 대비해 돈을 모으는 'Savings Group'으로 소개했습니다.


Key Points
  • 뉴욕타임스가 조명한 한국 '계모임' 문화에 세계인 관심 주목
  • 한글 발음 그대로 'gyemoim'이라 쓰고 'saving group'으로 소개
  • 계모임은 한국인 특유의 교류 및 신뢰 문화 덕분에 유지 돼
  • 개인주의 성향의 서구 문화에선 "다소 도박적이 될 수도..."
한국의 '계모임'이 세계 유수의 언론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우정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한국인들의 비밀 : 저축 모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한국인의 계모임을 소개하는 기사였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계모임을 소리 나는 대로 'gyemoim'으로 적고 '저축 모임(saving group)'으로 번역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나혜인 PD: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독특한 계모임문화를 조명해 최근 크게 화제가 됐죠. 먼저 보도 내용을 살펴볼까요?

유화정 PD: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우정을 돈독하게 유지하는 한국인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계모임 문화'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계모임 현상을 한국인의 독특한 신뢰 문화라고 소개하며, 계모임이 단순한 금전적 거래를 넘어 우정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로 계모임 문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사에서 계모임은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gyemoim이라고 표기 됐고, 영어로는 saving group이라고 번역해 '미래 지출을 위해 돈을 모으는 사람들을 일컫는 한국식 용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계모임'을 한국인들이 강한 우정을 유지하는 비결로 소개했다니 흥미롭네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신뢰 문화를 중심으로 계모임 현상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는데요. 한국의 계모임 문화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돈을 각자 출자하여 정기적으로 모이는 친목 모임으로 계모임의 형태와 기원을 탐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의 신뢰 문화에서 유래하며 이러한 모임이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한국의 신뢰 문화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실제 계모임을 하는 사례들이 소개됐다고요. 어떤 내용이 실렸나요?

유화정 PD: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는 친구들이 휴가와 식사, 사교 활동을 위해 저축하는 계모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삼 십 대의 한국인 김 모 씨(32)와 이 모 씨(35)의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교사이자 현 전업 주부인 서른두 살 김 모 씨의 경우 최근 1박에 369달러(약 51만 원)부터 시작하는 부산의 한 고급 리조트에서 두 친구와 함께 2박을 묵으며 호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김 씨와 친구들은 계모임을 만들어 10년 넘게 꾸준히 저축을 해왔기에 여행 경비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나혜인 PD: 전업 주부로서 여행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지만 비용 마련에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데, 그러니까 친구들과 ‘여행계’를 만든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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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hocans, 호텔 바캉스) / 사진 출처=반얀트리
유화정 PD: 맞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랜 친구 사이인 이들은 각자 매달 13달러(약 15000원) 이상을 모으기로 합의했고, 10년 동안 300만 원 이상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또한 계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 가까운 사이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1년에 몇 차례 모임을 가지며, 주로 한국식 바비큐나 후라이드 치킨, 맥주를 즐기는 이영훈 씨(35)의 계모임, 그리고 이 씨 어머니의 계모임 등이 소개됐는데요. 영어학원에서 조교로 일하는 이 씨는 고교 시절 친구들과 총 6명이 매달 5만 원씩 내는 계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은 돈을 일 년에 몇 번씩 만나 삼겹살 회식을 하거나 맥주 모임을 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영훈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모임을 통해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인생의 중요한 행사에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뉴욕타임스가 근래 연이어 한국 관련 집중 보도를 내놓고 있네요. 얼마 전 한국의 냉동 김밥이 미국 전역을 휩쓸자 앞으로 미국인들이 피크닉 갈 때 바비큐 대신 한국 김밥 도시락을 싸야 할 것이다고 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한국의 찜질방을 조명하면서 '도시 속의 작은 휴양지'라고 묘사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죠. 저희가 찜질방에 대해서 컬처 IN을 통해 자세히 서도 소개를 드린 바 있는데요.
Korean BBQ pork
Korean BBQ pork belly. Source: Getty / Getty Image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관련 보도에서 한국계 이민 1세대들에게 찜질방은 모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곳이며 한인 2세·3세들에게는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는 문화 체험의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찜질방 문화가 미국 현지에서 최근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뉴욕의 한인 이민자들에게 는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장소일 뿐 아니라, 한국식 사우나를 즐기기 위해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찾아오는 미국인들이 점점 늘고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을 만큼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한국 찜질방은 미국의 스타벅스와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나혜인 PD: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의 가장 이색적인 경험 1위로 찜질방을 꼽는다고 하죠.

유화정 PD: 찜질방을 즐기며 한국 음식도 즐긴다는 건 체험해 보지 않은 이색적인 경험임에 두말이 필요 없죠. 한국 식단을 보고 음식을 주문해 한 대접 푸짐하게 담아 주는 미역국이나 따로국밥을 거뜬히 먹어치우고 불가마에 들어앉아 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 찜질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에서는 불가마의 효력을 체험한 미국인들이 스포츠나 액티비티를 즐기다 부상을 입고 찜질 치료차 들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나혜인 PD: 다시 뉴욕타임스의 한국의 계모임 문화 현상 조명 보도로 돌아가보죠. 합리적 사고를 가진 서양사람이 보면 어떤 안전장치도 없는 협동조합 형식의 모임에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투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사회에서 계모임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문화적 전통이 서구문화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공동으로 자금을 운영하는 일은 다소 도박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참여하는 사람들을 잘 알지 못한다면 계모임 같은 공동 자금 운용은 약간의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혜인 PD: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계모임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유화정 PD: NYT는 한국에서 계모임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로 한국 특유의 교류와 신뢰 문화의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 가서 가방, 노트북, 신용카드와 현금이 가득 든 지갑을 자리에 그대로 둔 채 화장실에 가도 된다며 돌아왔을 때그 물건이 다 있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바이죠. 이 점은 정말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크게 자긍심을 느끼게 합니다.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한국의 신뢰 문화는 단순히 개인적인 신뢰를 넘어, 공동체 전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보도는 한국의 독특한 신뢰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 크게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계모임 현상이 단순한 금전적 거래를 넘어 우정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겁니다. NYT는 그러나 "계모임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속된 말로 계모임이 깨진다는 거죠?

유화정 PD: 네. 뉴욕타임스는 구체적으로 상황이 변하거나, 친구 간 사이가 멀어지거나, 더 이상 참여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생기거나, 또는 새로운 사람이 가입을 원할 수 있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할지는 해당 그룹이 결정한다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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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저금통 사진=연합뉴스
NYT는 나아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사용해 계모임을 운영하는 한국인의 사례도 소개했는데요. 모든 구성원들이 모임 회비가 어떻게 쌓이는지, 또 어떻게 사용되는지 볼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최대 2%의 이자도 얻게 해 준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모임통장의 특징으로 사용자들이 회비를 낼 때 알림을 설정할 수도 있고, 모임통장의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공지나 의사소통도 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의 금융서비스에 계모임 통장이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소식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에 이점이 있나요?

유화정 PD: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카카오톡, 카카오뱅크와 연동되어 이용할 수 있는 단체 모임 통장입니다. 동호회, 친구모임, 계모임 등 다수의 모임원이 하나의 계좌를 함께 관리할 수 있고 모임원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회비조회, 관리, 멤버관리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모임통장을 본래 용도인 회비 관리가 아닌 커플·부부 등 경제 공동체의 생활비 관리 용도로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실시간으로 생활비 지출 금액을 파악해 계획적인 소비를 돕고 생활비 예산 설정 시 모임통장에서 이달의 지출 현황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이점이 있습니다.

나혜인 PD: 최근 뉴욕타임스가 집중 조명한 한국인의 독특한 계모임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는 소식 컬처 IN에서 자세히 전해드렸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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