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귀걸이|귀고리 · 목걸이|목거리
- 헷갈리다|헛갈리다|섞갈리다
- 곤지 곤지 잼잼|곤지 곤지 죔죔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에서는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귀걸이/귀고리 · 목걸이/목거리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속담으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있습니다. 어떤 원칙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둘러대기에 따라 이렇게도 되고 저렇게도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그런데 속담에서 '귀걸이'를 글자로 쓸 때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까 혼동된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귀에 거는 것이라는 뜻으로 '귀걸이'라고 쓰기도 하고요. 귀에 다는 고리라는 뜻으로 '귀고리'라고 쓰기도 합니다. 결국 귀걸이/귀고리 이 두 가지가 모두 맞는 표준어입니다.
그렇다면 귀금속이나 보석 같은 것으로 된 목에 거는 장신구는 어떻게 쓰는 것이 옳을까요? 네, 이때는 목에 거는 것이라는 뜻으로 '목걸이'라고 씁니다.
그런데 똑같이 [목꺼리]로 발음되는 것에는 목이 붓고 아픈 병을 가리키는 '목거리'도 있습니다. 이 경우 '목이 병에 걸렸다'고 라고 생각하시면 헷갈리지 않겠죠?
헷갈리다/헛갈리다/섞갈리다
우리말에서는 발음의 편의를 위해서 'ㅣ' 모음 앞의 모음을 바꿔서 발음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먹이다'를 '멕이다'로 한다든지 '잡히다'를 '잽히다'로 발음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예인데요.
현실 언어에서는 '멕이다'나 '잽히다'로 발음하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이것은 모두 비표준어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헛갈리다'와 '헷갈리다' 또는 '섞갈리다' 이 중에서 무엇이 표준어일까요?
앞의 예를 생각해 보면 헛갈리다만 표준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에는 세 개의 표현이 모두 표준어입니다.
헛갈리다와 헷갈리다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표현입니다. 시끄러워서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고 할 때 "떠드니까 헷갈리잖아"라고 말하죠.
그리고 여러 가지가 뒤섞여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도 헷갈리다를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 책을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내용이 자꾸 헷갈리네요"고 말할 수 있죠.
반면에 '서' 밑에 ㄲ(쌍기역) 받침을 쓰는 '섞갈리다'는 갈피를 잡지 못하게 여러 가지가 한데 뒤섞이는 것을 말하는데, '정신이 섞갈리다' 또는 '이야기가 섞갈리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곤지곤지 잼잼/곤지곤지 죔죔
어른들만 있어 삭막했던 집안에 아이가 생기면 웃을 일이 참 많아집니다. 아이 돌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재롱이 집안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죠.
말을 배우기 이전의 젖먹이 아기에게 도리도리, 곤지곤지, 짝짜꿍 같은 것을 배워주면서 하면서 몸짓 손짓을 따라 하게 하는데요.
도리도리는 어린아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이죠. 곤지곤지는 한쪽 손바닥에 다른 쪽 손의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는 동작이고요.
짝짜꿍은 손뼉을 마주치는 재롱, 그렇다면 아기가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은 뭐라고 부를까요?
방금 '잼잼'이라고 하셨나요? 그런데 이것은 잼잼이 아니라 '죔죔'이 맞습니다.
젖먹이 아기가 두 손을 쥐었다 폈다 쥐엄쥐엄하면서 재롱을 부리는 일이 쥐엄질인데 '쥐다'에서 쥐엄쥐엄이 나왔고 쥐엄쥐엄의 작은말이 죄암죄암입니다. 그리고 그 죄암죄암이 줄어서 '죔죔'이 된 것이죠.
그러면 소리 내서 한번 해보시겠어요?
"곤지곤지 죔죔 곤지곤지 죔죔"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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