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2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호주 부동산의 현재와 미래

Median house price in Sydney has rocketed again

A row of residential properties in Sydney on Wednesday, Sept. 23, 2015. Source: AAP Image/Paul M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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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인 올해 호주 부동산 시장을 정리해보고 전문가들의 내년 부동산 예측을 알아봅니다.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호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난 12개월동안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오늘 경제브리핑에서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인사) 부동산 가격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호주의 최근 주택 가격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상승률이 무려 23.4%를 보였습니다. 이는 2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데요, 호주 부동산 연구소 애드리안 켈리 대표는 20% 이상의 연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엄청난 수치라고 전하면서 2002년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드니의 집값은 24%, 멜버른이 15%, 브리즈번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올해 경제브리핑에서 부동산 소식 전해드리면서 항상 했던 말이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라고 했었는데요,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도 같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네요.

PD: 그렇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가격 오름세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습니다. 우선 9월 분기에는 가중평균자본비용(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WACC)을 고려한 각 주도의 하우스가격 중앙값이 4.5% 오른 96만1,642달러를 기록했고 전국적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시드니의 하우스 중간 가격은 149만9,126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55.9%나 높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반대로 가장 낮은 하우스 중간값을 보인 곳은 퍼스의 52만 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45.9% 낮은 최저가 중간값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전국의 부동산 매매량도 거의 18년 만에 최고 수준인 61만4635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11월까지 12개월 동안 주택 가치는 전국적으로 22.2% 상승했으며,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폭입니다. 이렇게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올해 호주 주택시장의 총 가치는 2조 달러 상승해 9조 400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호주의 주거환경 성향에 따라 하우스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아파트나 유닛과 같은 다른 주거 형태 가격은 어떤가요?

PD: 아파트와 유닛과 같은 다른 형태의 주택의 경우 같은 9월 분기동안 전국 평균 중앙값은 1.4% 상승한 65만876달러였습니다. 하우스의 상승폭인 4.5%에 비하면 확실히 작은 폭이죠. 또 이러한 상승폭은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퍼스, 호바트에서만 나타났고 애들레이드, 캔버라, 다윈의 하우스 이외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호주부동산연구소의 켈리 대표는 "하지만 시드니의 하우스 이외 주거 형태의 평균 중간 가격은 80만2,475달러로 각 주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평균보다 23.3% 높은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서호주 퍼스는 또한 하우스 이외 주택의 중간 가격이 41만 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37%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켈리 대표에 따르면, 임대료의 경우에는 8개 주도의 방 세 개 하우스의 평균 임대료는 주당 464달러로 2.4% 올랐고 안정세를 유지한 멜버른을 제외한 모든 주도에서 같은 분기 동안 임대료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정말 요즘은 시드니 집값 오르는 것을 보면 집을 사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허탈하다고 말하는데요, 가장 많이 오른 지역도 물론 시드니 안에 있겠죠?

PD: 그렇게 생각하시기 쉽겠지만 지난1년 동안 가장 많이 집값이 오른 지역은 멜버른의 서버브가 차지했습니다. 코어로직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Best of the Best) 보고서에 따르면 멜버른의 세인트 앤드류스 비치(St Andrews Beach)의 하우스 중간가격은 60% 가까이 오르면서 1년 만에 228만 달러나 급등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모닝턴 페닌슐라에 위치한 이 지역이 호주의 주택 시장 상승률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함께 해안지역에 대한 강한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두 번째로 높은 주택 상승 지역은 시드니 남부 해안도시인 게링공(Gerringong) 지역인데 역시 해안가 지역인 것을 알 수 있고 56.4%의 상승율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55.5%의 상승률을 보인 서호주의 사우스 카나본(South Carnarvon)이 그 뒤를 이었다.

작년에 가장 부동산 상승폭이 컸던 퀸즐랜드주 누사의 선샤인 비치의 집값은 27.6% 상승하면서 10위권 내에는 들지 못했지만, 집값이 1년동안 50% 이상 상승한 대부분의 지역이 해안가 지역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라이프스타일이 부동산 상승세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는 것은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해석해볼 수 있을 거 같네요.

PD: 그렇습니다. 코어로직 리서치 책임자 엘리자 오웬 씨는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시장 흐름이 현재의 부동산 상승세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는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구매자들의 프로필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팬데믹 락다운을 겪으면서 도심 생활에 대한 매력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나무나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변화의 움직임을 촉발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면서, 조기 은퇴 결정을 유도하기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내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은 매해 시드니 동부 교외 지역이 차지해왔는데요, 올해도 마찬가지인가요?

PD: 올해도 역시 시드니 동부의 벨뷰 힐(Bellevue Hill)이 가장 비싼 집값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근처에 위치한 달링포인트(Darling Point)의 하우스가 호주에서 가장 비싼 집값을 기록했었는데요, 올해에는 벨뷰 힐의 하우스 중간값이 874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년 전에 비해 약 228만 달러 즉, 매일 6,255달러씩 집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드니는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교외 중 9개가 분포해 있습니다. 벨뷰 힐을 비롯해 보클루즈(Vaucluse), 더블 베이(Double Bay), 타마라마(Tamarama), 로즈 베이(Rose Bay), 도버 하이츠(Dover Heights), 브론테(Bronte), 모스만(Mosman), 롱그빌(Longueville), 멜버른 동부의 투락(Toorak)이 10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아파트 가격에서는 시드니의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가 중간가격 322만달러로 시드니 바랑가루(Barangaroo)의 중간가격인 275만달러를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비싼 럭셔리 아파트라는 타이틀을 가져갔습니다.

진행자: 아파트 중간값이 300만 달러가 넘고 하우스는 800만 달러가 넘는 지역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 가장 낮은 부동산 가격을 보이는 지역을 보면 엄청난 빈부격차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PD: 그렇습니다. 가장 부동산 가격이 낮은 교외 지역은 서호주 아웃백에 있는 캄발다 이스트(Kambalda East)로 중간 가격은 9만155달러에 불과합니다. 유닛 기준에서는 케언스 교외의 워리(Woree) 지역의 중간값이 15만8846달러로 가장 낮았습니다.

오웬 연구원은 "앞으로도 저가 주택 시장이 단기적으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면서 "아파트 시장과 일부 지역 등 좀 더 저가 부동산 시장이 내년 3월 분기로 접어들면 일시적인 호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연말 들어서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택 시장 전망도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2022년 이후의 호주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PD: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해하시는 질문이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내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을 7%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금리 인상으로 활동이 위축되면서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15차례에 걸친 주정부 또는 테러토리 정부의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호주 금융규제기관 APRA의 주택 시장이 둔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거의 모든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했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각 주도들은 올해 두 자릿수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성장세가 오는 3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22년에도 부동산 상승세는 유지되겠지만 상승세가 서서히 둔화될 것이고 2022년 말부터는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4대 대형 은행들도 모두 장기간의 봉쇄 이후 부동산 시장의 회복력에 관하여 부동산 가격 전망치를 업데이트했는데요, ANZ는 최근 보고에서 올 9월까지의 주택가격 중간값이 21.9% 급등한 이후 향후 1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6%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유로는 집값 상승이 일부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욕구를 단념시킬 것이고, 금리가 3%대로 급등할 경우 신규 대출자들의 주택담보대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부동산 상승폭을 기록한 올해 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해 돌아보고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까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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