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직장내 성불평등, 267년 뒤에도 존재?

Hundreds of women gather in central London to participate in Women's March for Bread and Roses before the pandemic, in 2019.

Hundreds of women gather in central London to participate in Women's March for Bread and Roses before the pandemic, in 2019. Source: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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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글로벌 젠더갭(Global Gender Gap Report) 연례 보고서를 통해 직장내 성불평등은 앞으로 267.6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오늘은 우리 사회에 내재돼있는 성불평등과 관련한 소식 알아보죠.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성불평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젠더갭 연례 보고서

  • 성평등을 위한 목표 지점,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멀어지고 있다
  • 전 세계 성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추가로 135.6년이 더 걸릴 것
  • 직장내 성불평등, 267.6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지난 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여러 분야별, 특히 직장내 성평등의 불균형을 한 세대만큼 후퇴시켰다는데요, 팬데믹을 겪으면서 전 세계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실직 비율이 더 높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차일드케어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더 어려워졌고, 또 다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상황에서도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느린 속도로 일터로 복귀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간의 고용불균형이 초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팬데믹 위기가 성별간 고용 격차를 해소하는 데 드는 시간을 수십 년 더 벌려놓았다고 말하는데요, 단지 고용 측면에서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육아 부담으로 인한 일터 복귀 지연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성별간 불평등 요인이 여러가지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전 세계 성평등지수를 발표해 오는 민간자문단체인데요, 그렇다면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 해보다 올해 보고서 상의 성평등 수치가 더욱 악화됐다고 볼 수 있겠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글로벌 젠더갭(Global Gender Gap Report) 연례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성평등을 위한 목표 지점이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WEF의 사디아 자히디 이사는 화상 기자 회견에서 "가정 내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의 회귀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이중 부담을 야기하고 있다"라고 셜명했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전에 발표됐던 보고서에서도 성별간 불평등은 해소되려면 꽤 오랜 시간 약 100년 가까이 걸린다고 내다봤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12월에 발표된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성평등이 이뤄지는데 99.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성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추가로 135.6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는데요 "다음 세대의 여성들은 또 성평등을 위해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저명한 기업인이나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국제민간회의인데요,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고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다포스포럼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기구가 발표하는 연례 성별격차 보고서에는 교육, 건강, 경제적 기회, 정치적 권한 부여 등 4개 분야에 걸쳐 전 세계 156개국의 남녀 불평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내용에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이라면 교육과 건강 등의 분야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성별 격차가 점차적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매년 보고서에서 가장 오랫동안 성별간 불평등이 존재할 것으로 지적해온 분야가 바로 직장내 성불평등이지 않습니까?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직장내 성불평등은 앞으로 267.6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팬데믹이 이 같은 수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유엔 국제노동기구의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이 팬데믹 기간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입증됐고 일부에서는 락다운 조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업종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대표적으로 불균형적인 실직 사례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의 조사에 따르면 락다운 기간동안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부담에 있어서 남성들보다 더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탈리 레이시 입소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이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고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여성들이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남성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인용된 링크드인(LinkedIn) 데이터에 따르면, 회사가 다시 문을 열면서 여성들이 재고용되는 속도가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직장을 잃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지난 한 해는 힘든 해였죠.

홍태경 PD: 링크드인의 수 듀크 부사장은 팬데믹 시작과 동시에 특히 여성들은 "고용에 있어서 실질적인 감소를 보였고 이것은 남성의 고용율에 비해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는데요 특히 "여성들의 임원진급 고용율은 현저한 감소"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는 또 유망한 3차 산업 기술 분야의 여성 진출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도 지적했는데요 WEF의 자히디 이사는 "미래에 역동적인 경제를 원한다면, 여성들이 미래 산업 분야의 일자리에 진출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성별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WEF의 연구에 따르면, 성평등 지수가 가장 크게 후퇴한 분야가 바로 정치 영역이었는데요, 일부 인구 규모가 큰 국가들의 정치 분야에서의 성별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정치인들은 여전히 전 세계 국가들의 의회에서 4분의 1을 조금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장관직은 22.6%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현재의 궤도로 볼 때 정치분야에서의 성별 격차는 앞으로 145.5년 후에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9년 말에 발표된 2020년 보고서가 예상했던 95년 보다 50% 더 후퇴한 수치라고 WEF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물론 국가나 지역별 상황에 따라 정치나 경제, 교육 등 분야별로 진행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성불평등을 부지런히 해소해 나가야하는 상황에서 예기치않은 팬데믹으로 인해 오히려 후퇴하게 된 상황이라니 참 안타깝네요. 지역 별로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됐나요?

홍태경 PD:  보고서는 서유럽 국가들이 성불평등을 줄이는데 가장 빠른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52.1년 안에 전반적인 분야에서 성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에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성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거의 142.4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북유럽 국가들이 다시 한번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성평등에 가장 빨리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고, 그 중에서도 아이슬란드가 12년 연속으로 남녀 불평등 지수가 가장 낮았고,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그 뒤를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도 뉴질랜드가 5위인 스웨덴보다 앞서 4위를 차지했습니다. 호주는 전체 156개국 중 50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02위로 다소 낮은 성평등 지수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세게경제포럼이 발표한 각 분야별 성평등 지수에 대해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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