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코로나19 팬데믹에 치솟는 글로벌 K-김치 위상… 호주 시장 급성장

"Kimchi is a traditional Korean dish that originated over 3,000 years ago." BBC

"Kimchi is a traditional Korean dish that originated over 3,000 years ago." BBC Source: S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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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면역력을 증진시킨다는 ‘글로벌 입소문’이 한층 확산되면서 한국의 김치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의 한국 김치 수입국 85개국 가운데 호주는 5위에 등극했다.


지금 세계는 ‘김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유산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면역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천연 유산균 발효식품인 한국의 ‘김치’가 동서양을 가로질러 세계인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뜨거운 김치 열풍에 김치 수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컬처 IN에서 살펴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 세계로 부는 김치 열풍에 김치 수출 사상 최대
  • 호주, 한국 김치의 수출 대상국 85개국 중 5위
  • 한 중 김치 논쟁… 중국은 왜 김치 도발에 나섰나

진행자: 세계로 부는 김치 열풍, 특히 최근 영국에서는 주요 언론 매체가 앞다투어 한국의 김치를 토픽 기사로 올리면서 김치의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영국에 부는 김치 열풍이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졌죠?  

유화정 PD: 네. 귀네스 펠트로 영국 출신의 유명 할리우드 스타입니다.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의 여자 친구 페퍼 포츠로 잘 알려진 유명 배우로 사업가이기도 한 펠트로는 얼마전 자신이 운영하는 라이프 스타일 미디어 매거진 굽(GOOP) 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뒤 만성 피로와 머리가 멍한 '브레인 포그'(brain fog) 같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다행히 코로나19는 완치됐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후유증 극복을 위해 한국의 김치를 많이 먹고 있다고 소개한 겁니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대단했는데요. 곧바로 김치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건강 음식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삽시간에 영국 내 김치 인기가 치솟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로 인해 귀네스 펠트로는 영국 의료 당국으로부터 과학적이지 않은 개인적인 조언일 뿐이라며 이른바 허위 정보 유포 경고를 받았죠?

유화정 PD: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를 인용하자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잉글랜드 전국 의료국장인 스티븐 포위스 교수는 “귀네스 펠트로가 추천하는 해법 중 일부는 국민보건서비스에서는 권장하지 않는 방안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인플루언서들에겐 책임과 주의의 의무가 있다고 본다.”면서 세계적인 재난 사태에 모두가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국민보건서비스가 김치 식이요법이 과학적이지 않은 조언이라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역으로 보면 그만큼 김치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영국 아이뉴스는 '소화 잘되는 한국 스낵 김치가 어떻게 봉쇄 중 영국에서 인기 음식이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가 속 편한 음식을 찾는 이들이나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건강한 생활과 전통적인 요리법에 관해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국영방송 BBC, 데일리그라프, 가디언 등 각종 매체에서도 김치의 효능과 요리법 등에 관해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요.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5대 건강식품에는 인도 렌틸콩, 일본의 낫토,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식 요거트와 함께 김치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BBC는 누리집 요리법 게시판에 김치 담그는 법을 올렸고, 더 가디언은 김치 팬케이크 조리법을, 또 다른 매체는 김치 샌드위치 요리법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가정 식탁에도 한국 김치가 오를 만큼 인기가 높다면 대형 마켓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는 얘기 같은데요?

유화정 PD: 영국 아이뉴스에 따르면 영국인이 운영하는 한 김치 판매 업체의 판매량이 지난해 첫 코로나 봉쇄 이후 '미사일' 속도로 증가해 11월 판매량이 3월 대비 8배에 달했습니다. 김치 유통은 한국 식품점이나 아시아 슈퍼를 넘어 영국 주요 대형 슈퍼마켓의 매장에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편 최근 주영 한국 대사관에서는 영국 내 한국 관련 주요 인사 50명에게 대사관저에서 직접 담은 김치와 김치 요리법이 담긴 책을 선물했는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고 전해졌습니다. 한 상원의원은 김치와 함께 보낸 요리책을 보면서 주말에 부인과 함께 직접 김치를 담가봤다고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고 주영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발효음식이 체내 면역력 향상 도움 준다는 인식으로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김치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올해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어느 수준인가요?  

유화정 PD: 면역력 효과에 인기가 높아진 것은 확실합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약1 억 9천만 호주 달러로 지난해 보다 무려 37.7% 나 늘었습니다. 수출국도 85개국으로 다양합니다. 최근 김치 열풍이 불기 시작한 유럽을 비롯 우루과이 같은 남미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은 물론 북마리아나 제도를 비롯한 태평양 섬나라에까지 수출됐습니다.

수출 단위로 보면 일본으로의 수출액이 절반인 49.2%에 달했고 다음으로는 미국 홍콩 대만, 호주는 5번째 수출국으로 수출 규모는 7백4십만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호주가 한국의 김치 수출 대상국 5위, 서구 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상당히 고무적인데요. 실제로 과거 한국 식당에서나 맛볼 있던 김치가 이제는 호주 현지 레스토랑에서도 메뉴로 넣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같아요.

유화정 PD: 호주 역시 코로나19 위기 속 김치 수요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호주에서 김치는 이미 건강식 열풍 타고 코스트코(Costco), 콜스(Coles)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 체인 등 메이저 시장 진출이 활발한데요. 김치가 건강식인 동시에 채식 메뉴로 손꼽히면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전 한국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던 김치는 최근에는 레스토랑이나 카페 펍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김치 샐러드, 김치 샌드위치, 김치 버거와 같이 현지화된 메뉴로 메뉴로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김치 수출을 끌어올린 이유 중 하나입니다.
Good Food & Wine Show in Sydney
Good Food & Wine Show in Sydney Source: KCCAU
진행자: 사실 김치 유산균이 건강에 특별한 기능을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온 얘기인데 이렇게 갑자기 세계적으로 김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는 ‘김치가 코로나19따른 사망률을 낮출 있다’라는 결정적인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온 후부터라고 있겠죠?

유화정 PD: 김치 유산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은 코로나19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유럽에서부터 들려왔습니다.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 명예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인 장 부스케 교수가 이끄는 폐 의학 연구팀은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연구하다 우연히 발효된 양배추를 먹는 독일과 김치를 먹는 한국이 코로나 19 사망률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식습관이 코로나19면역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낮은 사망률을 보인 국가들은 발효음식을 많이 섭취한다”라고 분석을 내놓았고 이는 팬데믹의 절망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됐습니다.  김치가 코로나 19를 막는 수퍼 푸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김치 열풍이 전 세계로 불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말 ‘김치 종주국’놓고 한국 중국 김치 공방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습니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 굴욕’ 기사를 실은 것이 시발점이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중국 김치 ‘파오차이’의 제조방식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승인을 받아 국제 표준이 됐다는 보도를 내면서 “중국의 인가 획득으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 절임에 불과하다며 곧바로 중국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실제 중국 최대 검색 포털 사이트에는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올려져 있습니다. 김치 기원 논쟁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졌고 외신들은 사이버 전쟁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파오차이’받았다는 ISO 승인은 ‘국제표준’ 기구가 아닌 민간 기구로 알려졌죠?

유화정 PD: 식품 관련 최대 국제기구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있습니다. 코덱스는 180여 개 회원국이 참여해 국제 식품 규격 지침 실행 규범 등을 정하는 곳으로 여기에서 인정받으면 각국에서 식품을 관리할 때 일종의 지침으로 적용됩니다. 한국의 김치는 2001년 코덱스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반면, 중국이 파오차이를 등재한 ISO는 민간기구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국제 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1947년 만들어져 165개 회원국이 있지만 공식 관습 기구는 아닙니다. ISO에는 김치가 등록돼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사실 김치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한때 일본이 기무치가 원조 김치라고 억지 주장을 폈는데 기무치는 김치의 일본식 발음이죠.

유화정 PD: 일본의 기무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빨갛게 양념된 김치 모습이지만 아주 단맛이 강해 먹어 본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젓습니다. 심지어 외국인들도 각종 양념과 젓갈로 시간을 두고 발효된 한국 고유 김치 맛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1997년 일본에서는 ‘기무치’가 원조 김치라고 주장하며 코덱스에 등록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일면서 2001년 김치의 코덱스 등재에 성공한 겁니다. 2013년에는 한국의 김장 문화가 당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김치 종주국에서 밀리자 또다시 ‘한국이 수입하는 김치의 90%중국산’ 이라며 시비를 걸어왔죠. 이런 억지 주장을 펴는 걸까요?  

유화정 PD: 2020년 기준 한국의 김치 전체 수입물량의 99% 가 실제 중국산입니다. 이는 저렴한 식자재를 선호하는 외식 및 급식업체들이 늘면서 국산 김치의 3분의 1 가격인 중국산 김치가 국내 식당들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효식품인 김치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자 중국이 ‘김치 종주국’ 운운하며 우위에 서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치 공방'에 이어 이번에는 삼계탕을 "중국 광둥식 국물 요리"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컬처 IN, 코로나 19 건강식 입소문 타고 세계로 부는 김치 열풍과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을 찾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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