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조기 유학생 급감…빅토리아 주 유학생 등록률 30% 이상 감소

Adelaide High School.

Adelaide High School. Source: Adelaide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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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해외 유학생 격감 상황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해외 유학생 감소에 대한 교육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학들은 실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그런데 초중고등학교들도 큰 타격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빅토리아 주에서 관련 자료가 나왔는데요.

빅토리아 주 학교들의 유학생 등록률이 올해 3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호주 국경 폐쇄조치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학교들이 교내 유학생 프로그램들을 폐지시켜야 할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교육대해부에서 자세한 이야기 함께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어서오시죠.

지난 에피소드에서 호주 내 영어교육 산업이 정말 몰락기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는데요. 국경 봉쇄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로 호주가 팬더믹 국면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수요를 외부에서 끌어오는 산업들의 경우 직격탄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었죠. 그런데 영어교육 산업뿐만이 아니라 일반 K-12 학교들 역시 같은 이유에서 운영난에 직면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특히 빅토리아 주에서 이러한 우려가 제일 번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빅토리아 주가 학교들이 유학생 프로그램을 보유한 경우가 호주에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오늘은 교육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멜번이 위치한 빅토리아 주 학교들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 보죠. 기존 유학생들의 수는 확실히 현재 상황에서 줄었을 것 같긴 한데, K-12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학생들의 발달과정에서 필수적인 시기의 교육이기 때문에 사실 유학생들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아요.

리포터: 네, 일단 수치상으로 살펴보면요. 지난해 빅토리아 주 학교들에 등록을 마친 전체 유학생들은 6950명에 달한 데 반해, 올해 같은 시기에 등록한 유학생들의 수는 약 490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또 올해 새로 유학생활을 시작한 학생들의 경우만 보면 단 448명의 유학생들이 빅토리아 주 내의 학교들에서 올해 첫 학기를 시작했는데요. 이는 2020년 초 1400명의 학생들이 새로 학기를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입니다.

진행자: 확실한 급감이네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빅토리아 주는 코비드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호주 내에서 K-12 학교 내 유학생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주였는데요. 이는 다시말해 학교 수입구조의 많은 부분이 유학생들의 수에 의존해 운영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이기도 하죠. 유학생의 64%가 공립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대부분이 중국 출신 학생들이고 이외 베트남 및 캄보디아 학생들이 유학생의 다수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나 다수의 유학생들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이 현재 대학 유학생 부족문제와 같은 맥락에서 또 팬더믹 상황의 돌파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지점인 것 같네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 2019년 경에 빅토리아 주 학교들이 이같은 높은 의존도와 치솟는 유학생 등록률을 보이면서, 이제는 유학생들을 그만 받아야 한다는 정책적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었는데요. 단 1년만에 상황이 정반대로 역전되어 버린 겁니다.  

진행자: 그런 셈이네요. 지난 해 팬더믹이 처음 호주를 덮쳤을 때 바로 고국으로 귀국한 학생들도 상당수였을 것 같은데요.

리포터: 네, 통계에 따르면 수천명의 유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갔고 약 4000명의 유학생들만이 귀국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이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호주에 남는 것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 호주의 백신접종률은 매우 더딘 수준이고, 이에 따라 국경 역시 향후 12개월동안은 개방되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더욱 큰 유학생 수 감소가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개별 학교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 지는데요. 아무래도 학생 수가 많고 대규모 유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들이 타격이 컸을 것 같은데, 반면 작은 규모의 학생들은 예산 자체가 적어서 이 역시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리포터: 네, 예를 들어 빅토리아 주 벤디고에 위치한 한 중등학교의 경우 코비드19 사태가 터지기 이전에 16명의 유학생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 학교는  현재 학교 캠퍼스에서 7명의 국내 학생을, 온라인으로는 16명의 유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중 일부는 유학생 프로그램을 살리려는 목적으로 다른 공립학교에 등록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작은 규모의 학교들의 경우 유동적인 운영을 통해 어느 정도 상황을 타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대규모 프로그램을 운영해오던 학교들의 경우는 국경이 언제 다시 개방될지 예측이 힘든 현재와 같은 상황이 주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인원감축과 예산 감소가 있었을 거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더 나아가면 아예 유학생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국내 학생들로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들도 속속 생기겠어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교육계와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그렇게 예측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관련 당국 역시 다시 유학생들을 호주로 데려와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코비드 감염률이 낮은 다른 나라에 거점을 만들어 학생들이 그 곳을 거쳐서 들어오는 등의 방식이 논의 중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수십 곳의  사립학교들이 이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아니면 다른 해결책으로 생각해 볼만한 것이 결국 질 높은 온라인 교육컨텐츠를 개발해 물리적인 거리의 장벽을 넘는 방안이 있지 않을까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몇몇 교육 전문가 및 교육당국에서도 온라인 교육이 대안이다 라는데 목소리가 모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학 수업이나 영어 수업이 아닌 K-12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과연 아이들의 다양한 정서적 발달이나 인성교육등을 함께 생각했을때 이게 맞는 방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데요. 기술의 발달이 얼마나 대면수업의 가치를 보완할 수 있을 정도가 될지에 온라인교육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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