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봉쇄조치'에 시위로 맞서는 일부 주민들의 '항변'

Protesters are seen at the Shrine of Remembrance in Melbourne, Saturday, September 5, 2020. Anti lockdown protests are planned at various locations in Melbourne CBD, including the Shrine of Remembrance.  (AAP Image/James Ross) NO ARCHIVING

Protesters are seen at the Shrine of Remembrance in Melbourne, Saturday, September 5, 2020.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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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봉쇄조치로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듯, 사회적 봉쇄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멜버른 뿐만 아니라 시드니 등 호주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멜버른에서 코로나19 사회적 봉쇄조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반발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락다운 반대 집회에 참석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위대 20여 명이 멜버른 전쟁기념관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 끝에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계속되고 있는 락다운 반대 집회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관련 내용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홍태경 PD: 네, 지난 30일 일요일 멜버른 북부 브로드메도우스(Broadmeadows)와 록스버그 파크(Roxburgh Park)에서 락다운 반대 집회가 열리면서 모임을 해산시키고 체포하려는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무력 충돌이 있었습니다.

수십 명의 남성들이 경찰을 향해 신호탄과 돌을 던지며 시위가 격렬해지자 경찰이 무력진압에 나선 건데요, 이 과정에서 22세 남성을 비롯해 십대 미성년자들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데농의 조지 앤드류스 리저브에서도 8월 말부터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27일 열린 집회에서는 2명이 체포되고 17명이 벌금형을 받았는데요, 경찰은 단데농 시위와 관련해 한 주동안 9명을 체포하고 48명에게 벌금형을 부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인 5일에도 멜버른 전쟁 기념관(Shrine of Remembrance) 앞에서 100여명이 몰린 시위가 있었는데요, 시위대에게 마스크와 수갑을 채우던 경찰관들은 한 남성에게 주먹으로 가격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들에게는 외출 금지 등의 공중보건명령 및 교통법 위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인데요, 이날 체포된 한 시위자는 경찰이 자신에게 부과한 벌금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멜버른에서의 락다운 반대 시위는 지난 5월 1차 팬데믹에 대한 락다운 조치 때도 여러 차례 있어왔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락다운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인물,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 어떤 사람들인가요?

홍태경 PD: 우선 멜버른 윈저(Winsor)에 거주하는 76세 남성이 9월 5일 락다운 반대 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경찰에 기소됐습니다. 또 지난 주에는 발라렛(Ballarat)에 사는 한 임신한 여성이 락다운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선동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집회 개최 글을 올려 집으로 급습한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이후에 자신이 체포되는 영상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선 지난 30일 브로드메도우스 지역의 시위대는 주로 젊은 청년들로 구성돼 있고, 몇몇 언론이 ‘저항’이라는 단체로 칭하고 있습니다.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길거리를 활보하면서 빅토리아주 락다운 조치에 불만을 표하고 것이고, 지난 주 멜버른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시위대는 자신들이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것을 보이기 위해 평화로운 행진을 계획한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집회라고 주장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위대 일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 그리고 시위가 발생한 브로드메도우스나 록스버그 파크 같은 멜버른 북부 지역은 거주민의 59.9%가 비영어권 출신의 다문화 커뮤니티라는 점입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다문화 출신 배경으로 인해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어떤 배경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건가요?

홍태경 PD: 우선 다문화 커뮤니티가 많이 모여 사는 멜버른 북부 교외지역의 경우 사회경제적 취약한 지역 중 한 곳인데요, 이번 시위에 참여한 20대 청년 아마드 씨는 그동안 가족을 부양하면서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락다운 4단계 조치 이후 사업을 접고 대출금 청구서가 쌓여가고 있는 것을 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그렇다고 센터링크 지원금에 의지하고싶지도 않다고 말하는데요, 북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실업자이거나 마약상, 또는 무능력한 사람들로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하고,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지도 않다고 전했습니다.

멜버른 북부 브로드메도우스 지역은 팬데믹 이전에도 가장 높은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을 기록한 지역 중 한 곳입니다. 최근 완전고용센터가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실업 위험 지역 목록에 따르면 브로드메도우스는 가장 우려되는 범주인 고위험 카테고리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실업률이 낮은 지역에서 생활고로 인해 락다운 조치에 더욱 반발하게 되는 셈인데요.

홍태경 PD: 네.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팬데믹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겠죠. 이런 이유로 가짜뉴스나 바이러스 음모론에도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아흐마드 씨는 코로나19가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담배나 정크푸드가 바이러스보다 더 해롭다고 믿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견해는 공중 보건에 위해되는 의견이라며 묵살했습니다.

이들 일부 시위대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음모론 가운데 ‘미국이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거나 ‘글로벌 엘리트 집단의 비밀 계획’이라는 등의 가짜 뉴스를 실제로 상당히 익숙하게 접하고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음모론 지지 단체에서 사용하는 ‘래빗홀(Rabbit hole, 토끼굴)’이라는 용어가 음모론을 의미하는데요, 이들 시위 참가자 역시 이 용어를 쉽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경제적 생활고에 음모론까지… 이들이 처한 상황이 굉장히 열악하다보니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같네요.

홍태경 PD: 네, 아마드 씨는 락다운의 철회 이외에는 정신건강을 회복하거나 자유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은 아무것도 없다고 단호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황 발작을 줄일 수 있는 길은 락다운 완화하는 것 뿐이고, 백신이 필요한 게 아니라 단지 치료제가 필요할 뿐이며, 자유를 되찾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남성 무라트 씨도 아흐마드 씨처럼 멜버른 북부 지역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잃고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시위에 참석은 했지만, 다른 친구들이 거리에서 행진하는 모습을 옆으로 빠져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말합니다. 무라트 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락다운으로 인해 소득 활동도 할 수 없게되면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는데요, 오후 8시 이후에 집에 가둬놓고, 하루 한 시간 밖에 집 밖에 못나간다는 것을 지적하며 자신들은 포로나 동물이 아니라고 강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미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서 또다시 팬데믹으로 급격하게 일자리를 잃으면서 참지 못한 젊은 청년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홍태경 PD: 네. 그런데 이들의 말에 의하면 단지 일자리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흐마드 씨는 락다운 기간동안 태어나서 처음으로 불안과 공황 발작을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가장 빠른 심리상담 예약을 위해서는 최소 2주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요, 자신 이외에도 주변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코로나 블루로 인해서 정부 차원에서도 지역 사회와 개인 건강을 위한 다양한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취약 계층에게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과 기력증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같군요.

홍태경 PD: 네, 락다운 반대 시위 참가자들이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경험했던 ‘출신 국가의 부패성’입니다. 정부의 부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는 반발심이 더 커진다는 건데요, 여기에는 코로나19가 락다운 조치를 정당화할만큼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 깔려있습니다. 심지어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주장하는데요, 물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정부에서는 이들 시위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고 있죠?

홍태경 PD: 네, 빅토리아주 루크 코넬리우스 경찰 부청장은 “이 같은 시위에 참석하는 것은 수석 의료관의 지시를 심각하고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지역 사회 전체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빅토리아에서 유사한 락다운 시위가 발생할 경우 체포가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니엘 “어떤 주소에 거주하든 어떤 목적이 있든지간에, 반대 집회는 안전한 행동이 아니며, 현명한 방법도 아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힘들게 성취한 노력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이러한 행동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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