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인터뷰: 심장 수술 전문 간호사 박지선 씨 "한인 간호사는 어디서나 환영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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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이어 호주에서도 자신의 전문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이민자들을 만나보는 시간. 심장 수술 전문 간호사로 활동하는 박지선 씨를 만나봅니다.


홍태경 PD(진행자): 오늘은 한국에 이어서 호주에서도 간호사 커리어를 이어가고 계시는 박지선 선생님 만나보겠습니다. 연결돼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박지선 간호사: 안녕하세요 박지선입니다.

진행자: 반갑습니다. 현재 일하고 계시는 곳 간단히 좀 소개 부탁드릴게요.

박지선: 네 저는 세인트 빈센트 프라이빗 호스피털(St Vincent Private Hospital)에서 지금 일하고 있는데요, 크리니컬 노스 스페셜리스트(clinical nurse specialist)라고 해서 수술방에서 일하고 있고요. 지금 심장 쪽으로 주로 카디악(Cardiac) 쪽에서 심장 수술하는데서 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심장 수술을 하시는 분야에 간호사로서 일을 하고 계시는 거군요. 지금 호주에 이주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건가요?

박지선: 저는 2001년에 왔거든요. 2001년에 와서 맨 처음에 1년 정도는 랭귀지 스쿨을 다니고요. 그 다음에 한국에 간호사 면허 트랜스퍼(이전)가 100% 되지 않았고 여기 코스를 했었어야 했어요. 그래서 여기에 있는 유니(대학)에서 한 2년 정도 그 트랜짓(transit) 코스를 공부하고 호주 면허를 얻어서 이 병원에서 쭉 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취지가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호주에서도 이어 나가시는 분들 중 전문 직종의 분들을 만나보고 얘기를 들어보는 건데요. 실제 그렇게 커리어를 이어 나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잖아요. 언어도 통해야 하고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또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이렇게 한국에서와 같은 직업을 호주에서도 이어 나가기로 이미 계획하고 계셨던 건가요?

박지선: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거든요. 여기서 호주에서 만나는 분들 보면 상당히 좋은 커리어가 있는데 호주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신데요, 저 같은 경우는 우선 첫 시작은 친구가 캐나다를 가면서 저한테 정보를 줘서 저도 캐나다 쪽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학원하고 상담하는데 호주에 있는 커리큘럼을 소개하면서 오히려 캐나다보다는 좀 더 뭐랄까 패스트 트랙(빠른 과정)이라 해야 될까요? 그 당시에 그런 것을 소개를 해줬어요.

그런데 학생 때도 간호협회에서 나오는 신문 맨 뒤에 보면 ‘호주 간호사가 되는 법’ 이라고 광고가 난 거는 기억나거든요. 그게 상당히 오래됐는데 그런 과정으로 호주 간호사로 한국에서 오신 분들도 많이 있었고 이 커리큘럼이 아예 짜여 있고 끝나고 나게 되면 저희는 국가고시가 없지만 국가고시 없이 퀄리피케이션(자격)이 주어지는 그런 혜택도 있고 해서 제가 조금 고민을 하다가 호주로 오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한국에서는 얼마 동안 이 간호사 직업을 갖고 계셨던 건가요?

박지선: 제가95년도에 학부 끝나고 95년도부터 일하면서 한국에서 6년 경력이 있고요. 지금 현재는 수술방에 있지만 한국에서는 외과 병동 수술한 다음에 환자들이 오는 외과 병동 쪽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 캐릭터상으로도 제가 외과 쪽 그러니까 환자들이 아파서 병원에 오지만 수술하고 나서 회복이 빨리 되고 퇴원을 하는 그 프로세스(과정)가 제가 상당히 좋아했기 때문에 호주에 와서도 그런 쪽으로 많이 보고 있었고요.

그리고 또 수술방 일을 하게 되면서 어쩐지 모르게 약간 저 캐릭터와 맞다고 해야 되나요? 그래서 심장 쪽 일하면서 상당히 신기했어요. 그리고 트레이닝 기간도 좀 오래 걸렸지만 오랫동안 공부를 하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은 수술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적성에도 맞으시고 본인의 성향에도 맞는 분야를 잘 찾으신 거네요.

박지선: 네, 그런 것 같아요.

진행자: 이렇게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시기 위해서 한국의 면허가 그대로 호주에 적용되는 건 아니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필요했던 과정이나 어떤 특별한 요건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박지선: 제가 많이 지켜본 건 아니지만… 저는 2001년에 왔거든요. 그 전에 오신 분들도 있고 제가 오고 한참 후에도 안타깝게도 한국의 간호사들의 오랜 경력이, 쉽게 얘기해서 영어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100% 인정이 안 된다는 과정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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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는 호주 널싱(nursing)이 3년 코스인데 그 3년이 아닌 1년 반, 2년… 이런 식의 과정을 다시 하라고 해서 하신 분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다시 일을 하게 됐는데 제가 최근에 아는 바로는 그 과정 말고 OBA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제가 좀 알아보니깐요. 이것은 지금 호주 전체적으로 경력있고 스킬 있는 분들이 바로 와서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많이 만들어주고 있는 상태인데요. 운좋게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서는 한국이 지금 클래스를 1, 2, 3 이런 식으로 해서 평가를 하는데 클래스 1이에 속해서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프로세스가 물론 쉬운 건 아니지만)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예전에 한국에서 경력이 있으신 분이 호주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한 번 트라이해도 아주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아는 바로는 또 한국의 경력 있는 간호사들이 이 과정을 지금 많이 조회를 해보고 시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겪었잖아요. 그러면서 이 간호사 직업군이 가장 최전선에서 일하신 분들인데 많이 어려운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겪으면서 간호사 직업군이 또 더욱 더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 분야가 아닐까 싶은데 어떤가요?

박지선: 네, 저도 공감하는데요. 팬데믹 있으면서 많은 직업군들도 변화가 있었지만 이 널싱 쪽에도 시프트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쉽게 얘기해서 팬데믹 때문에 원래 리타이어먼트(은퇴)를 생각하셨던 분들이 좀 더 일찍 은퇴를 해서 현장에서 떠난 경우도있고요. 그리고 헬스케어 워커였기 때문에 정부나 헬스케어 근로자들은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지 일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이었어요.

그런데 백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신 분들은 거부하게 되면서 실제로 본인의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식으로 해서 이동이 많이 생긴 경우도 있는 걸로 저도 알고 있고요. 실제 그 당시에 일할 때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이 많이 겁이 나 있잖아요. 그래도 환자분들은 계속 병원으로 오고 저희는 케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긴 했었는데요. 또 수술방에서는 병동에서도 그랬지만 수술방에서도 평소에 쓰는 마스크와 다르게 많은 분들 이제 아시는N95라는 완전히 가려지는 딱 막힌 것을…

진행자: 네 의료용 마스크 같은 거죠.

박지선: 네 맞습니다. 그것을 쓰고 수술을 장시간 해야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좀 어려움도 있었고요. 우스개 얘기로 저처럼 동양인들은 광대뼈가 많이 나왔잖아요. 근데 계속 (마스크) 압력이 가다 보니까 광대뼈가 더 아픈데 다른 친구나 호주 친구들은 코가 높잖아요. 그래서 콧등이 헐게 되는 그런 에피소드도 있었고요. (웃음)

저희 심장 파트 같은 경우는 그 당시에 이 NSW주에서나 호주 전반적으로 그랬지만 카테고리를 1, 2, 3으로 정해서 어느 것이 응급이냐 급하게 수술해야 되냐 이런 기준에 따라서 수술이 조금 몇 달 딜레이 되거나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런데 심장 쪽 수술은 응급으로 급하게 했어야 됐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는 오히려 팬데믹 기간도 평소와 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이었고 오히려 관절 수술하거나 다른 분야는 수술이 많이 줄게 되는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간호사라는 직업군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가장 좀 어려우면서도 가장 보람된 직업군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한국과 호주에서 모두 간호사 직업군을 경험하시고 그리고 지금 호주에서 20년 넘게 간호사로 활동을 하시면서 느껴지는 그 업무 환경의 차이도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부분에 있어서 좀 큰 차이가 있을까요?

박지선: 우선은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땐 병동에 있었고 지금은 수술방에 있기 때문에 환경 자체가 좀 다르긴 한데요. 전체적으로 제가 느끼는 컬처(문화) 상의 차이점이라면 한국은 약간 경력(직원)이 더 있고 신규가 있고 약간 수직적인 관계… 그런 부분이 좀 많이 작용했던 것 같고 더군다나 수술방 같은 경우는 의료 기구라든지 아니면 케미컬(화학 물질) 같은 것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약간 좀 더 수직적으로 된다 할까요? 교육해야 하는 측면에서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안전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그런데 전체적으로 느끼는 부분은 한국이 좀 수직적인 관계였다면 여기 호주는 좀 수평적이라 경력자와 신규직이지만 관계 자체가 좀 더 수평적 관계인 것에 좀 차이가 느꼈다고 생각할까요?

그리고 한국에 병동에서 일할 때 만약에 오버타임(시간외 근무)이 있거나 제 근무시간 이상의 일을 했을 때 보통은 내 시간 안에 업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마무리를 하고 가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 호주 같은 경우는 그런 것들을 오버타임으로 카운트해서 페이백(수당)을 해주는 그런 부분은 좀 더 잘 돼 있는 것 같긴 하고요.

전체적으로 환자 케어하거나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도 지금은 많이 분업화가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 호주에서도 널싱(간호 업무)이 많은 부분은 이제 스페셜라이즈(전문화)돼서 좀 더 닥터들이 하는 일까지 약간 인볼브(관여)되면서 할 수 있는 그런 롤(역할)들이 좀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미국에서도 그런 상태라고 알고 있어요.

진행자: 말씀을 들으니까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분위기, 한국과 호주 회사에서의 차이점과 약간 유사한 점이 있네요. 한국 회사의 수직적인 환경이 여전히 많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그래도 좀 남아 있는 편인데 호주는 사실 그런 부분은 많이 없으니까요.

박지선: 그런 것 같아요.

진행자: 그런 문화적인 차이가 좀 있군요.

박지선: 저도 그게 좀 문화적인 큰 차이라고 느껴집니다. 어떤 때는 제가 여기 오래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또 어느 부분은 한국적인 마인드가 작용하기 때문에 ‘어, 아닌 것 같은데’ 이럴 때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문화적인 차이점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요.

진행자: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 장단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셨던 경험이 또 호주에서 업무하실 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 거죠?

박지선: 그럼요. 저 같은 경우는 경험을 하고 온 것에 대해서 감사하거든요. 그런데 개인 차는 물론 있겠죠. 본인 스스로가 외국에 가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준비가 됐다면 그게 타이밍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경험했던 간호사 업무가 아무래도 의학 용어라든지 전반적인 기계를 다루다든지…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걸 어떻게 사용한다든지, 이런 부분에 익숙해 있다 보면 아무래도 지금 호주에 와서 일하는 환경 자체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바로 좀 더 적응을 하고, 환자 케어에 있어서도 좀 큰 시각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한국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든지 그리고 어느 나라에 가서 다른 환경에 일하시든지 그전에 했던 경험은 모두 나에게 정보가 되고 나에게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큰 재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진행자: 좋은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간호사 직업군은 호주 영주권을 희망하는 분들에게도 가장 관심 있는 직업군 중에 하나잖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호주로 이민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것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지선: 예전부터 제가 외국에 나와서 보니까요. 많은 직업들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직업군들이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널싱(간호서)이라는 직업이 그런 부분에서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그런 직업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호주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미국이나 캐나다로 많이 갔고 본인이 준비하는 과정에 따라서 아무래도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는 트랜짓(전환)이 가능한 직업군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지금 같은 경우도 심장 쪽 일할 때 주니어 간호사들, 한국 간호사들, 지금 심장 쪽은 없는데 만약에 오시게 되어서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면 제가 많이 여기서 보고 느끼고 했던 그런 것들 많이 가르쳐주고 싶고요.

또 여기는 다문화이기 때문에 단순히 호주 친구들만 있는 건 아닌데요 어쨌든 다문화 친구들이나 심장 쪽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지금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간호사들이 좀 많이 와서 같이 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좀 해보고요.

그리고 모두 이렇게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잘 하실 수 있다고 그리고 ‘저도 했고 많은 분들이 해왔다’라고 얘기하고 힘든 과정은 결과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 꾸준히 열심히 잘 해 나가셔서 원하시는 것들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좋은 말씀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 오늘은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심장 수술 간호사로 활동하고 계신 박지선 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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