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백신정책, 사상 최악의 공공정책일까?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holds a vial of AstraZeneca vaccine during a visit to the CSL serum lab to inspect COVID-19 Immunoglobulin being produced in Parkville, Melbourne, Friday February 12, 2021.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holds a vial of the AstraZeneca vaccine during a visit to CSL's lab in Melbourne in February this year.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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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백신접종 난맥상을 둘러싼 혼란 가중과 불만 고조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회학자들을 중심으로 연방정부의 백신정책이 역대 최악의 공공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호주 백신정책의 대표적 난맥상(The Conversation)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과다 확보…화이자 백신 충분물량 조기 확보 실패
  • 효과적 홍보 캠페인 실패, 국민들의 과도한 화이자 백신 선호 촉발
  • 갈팡질팡 백신 정책, 국민 불신 초래

진행자연방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최악의 정책적 실패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호주 내 학자들의 온라인 포럼인 더컨버세이션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SBS뉴스가 이를 자세히 다뤘는데요,

이같은 문제 제기는 봉쇄조치 시행에 들어간 시드니 광역권의 코로나19 신규 지역감염자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빅토리아주는 5번째 봉쇄조치를 연장 시행하면서 시민들의 상실감과 낭패감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 속에 나왔는데요

특히 정부의 백신접종 목적을 달성할 만한 충분한 양의 백신 조달 실패와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에 지나치게 의존했는데국민들의 화이자 백신 선호도가 압도적이 되면서 상황이 꼬이고 또 꼬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의 부재로 백신 접종 거부자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책을 둘러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 마련합니다.

조은아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은아: 안녕하세요.

진행자호주의 백신 접종 난맥상을 최근 역사상 최악의  정책 실패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나왔는데요,

어떤 것들이 현 정부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문제로 지적됐는지 먼저 살펴보죠.

조은아: 네 우선 충분한 양의 백신 조달 실패가 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의 결함으로 지적됐습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는데요, 아시겠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자문이 빈번하게 변경되면서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한 보건 자문의 잦은 변경은 화이자 백신 공급 부족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사실 전 세계 많은 국가 지도자들은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직접 화이자 측에 로비를 하는 등 적극적 태도를 보였어요하지만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와 그랙 헌트 연방 보건장관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이 부분에 소극적이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호주의 백신 접종 속도특히 장애인 시설과 노인요양원 입소자와 같은 취약 계층 및 일선 보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비판에 직면했었는데현재 호주의 백신 접종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조은아: 네, 16세 이상 호주 국민 중 단 13%만이 백신 1차와 2차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약 35.5%는 1차 접종만 받은 상태인데요, 이는 올해 10월까지 성인에 대한 접종을 완료한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진행자호주의 백신 접종률이 OECD 국가 중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백신 접종 자격이 되는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조은아: 네, 정확한 지적이신데요, 호주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백신 접종과 관련한 효과적인 공공 캠페인의 부재입니다.

이로써 말씀하신 것처럼 백신 접종 거부자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겁니다.

진행자백신접종 난맥상의 부산물이 바로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건데잇따른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연방정부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는데요, 최근 뉴스폴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못마땅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1% 포인트 급증한 57%를 보였습니다.

앞서 잠깐 호주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다고 언급하셨듯이 호주의 백신 접종 난맥상은 1차와 2차를 완료한 백신 완전 접종률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호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Health Minister Greg Hunt, Medical Association President Dr Omar Khorshid and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Canberra, 27 May, 2021.
Health Minister Greg Hunt, Medical Association President Dr Omar Khorshid and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Canberra, 27 May, 2021. Source: AAP
진행자정부에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우익 논평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현실인데 말콤 턴불 전 연방총리도 여기에 목소리를 보탰죠?

조은아: 네, 말콤 턴불 전 연방총리는 공공 정책의 분명한 실패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고요, 프랭크 본지오르노 역사학자는 호주의 백신 접종을 “호주 현대사의 국가 공공 정책의 최대 실패”라고 선언했을 정도입니다.

진행자여기서 공공 정책의 성패는 어떻게 측정되는 것인지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해당 기사에서는 공공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 3가지에 비춰볼 때 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이 이 세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세 가지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요?

조은아: 네, 첫 번째는 특정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개선됐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평가를 내릴 때 정책 시행의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건데요, 물론 그 결과가 의도치 않거나 예상치 못한 것일 수 있고 한동안 표면화되지 않거나 양적 측정이 어려워 분명 정책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이 기사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백신 접종과 관련한 계획, 백신 조달 또 그 시행 과정에서 무능함이 드러나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협을 충분히 완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문에 호주의 백신 접종 계획이 공공 정책 성공 테스트에서 실패했다는 것이고요.

Long queues of cars are seen at a pop up Covid testing clinic at the Fairfield Showgrounds in Sydney (AAP)
Long queues of cars are seen at a pop up COVID testing clinic at the Fairfield Showgrounds in Sydney. Source: AAP

진행자그렇군요공공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하는 두 번째 요소는 뭔가요?

조은아: 네, 두 번째는 해당 정책의 중요성입니다. 즉 특정 정책이 사회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지가 공공 정책의 성패를 평가할 때 고려돼야 한다는 건데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경우 사회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현재 국내에서 락다운이 반복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공공 정책 성공 테스트에서 실패했다는 겁니다.

이 같은 실패는 바이러스 통제뿐만 아니라 호주의 경제, 국민들의 정신건강, 가정폭력 및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이 기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미국 시애틀의 경우와 비교를 안 해 볼 수 없을 것 같아요시애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상황이 대단히 심각했었지만 지금은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어느 정도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있는데 호주의 백신접종률이 현재 매우 저조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요원해 보입니다세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요?

조은아: 네 공공 정책의 성패 평가에는 반드시 특정 정책 시행에 수반되는 평판 상승이나 훼손이 고려돼야 한다는 건데요, 백신 접종 계획을 다루는 방식과 관련해 연방정부에 대한 평판 실추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명백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여론조사 결과 연방정부와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추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연방정부가 당초 공언한 백신 접종 목표에 이르지 못하자 반복적으로 그 목표를 수정한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아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연방총리와 고위 각료들은 실수를 시인하지 않는 솔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를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해당 기사는 모리슨 정부의 현재까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접근법은 말씀드린 세 가지 척도를 고려했을 때 공공 정책 성공 테스트에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하지만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호주의 백신 접종 난맥상을 거의 전례없는’ 공공 정책의 실패라고 단정짓는 것은 좀 이른감이 있지 않을까요?

조은아: 네, 그렇습니다. 이 기사 역시 코로나19 백신 정책을 둘러싼 혼란과 혼돈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정상적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백신접종률은 뒤늦게라도 여전히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전례없는 정책 실패로 단정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는 여지를 남겼는데요, 현 상황이 잠재적으로 해결될 여지가 있고 시애틀과 유사하게 정상적인 삶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란 겁니다.

진행자내년 5월 호주는 연방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모리슨 정부의 백신 접종 난맥상이 현 정부에 정치적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은아: 물론입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의 신뢰 하락은 현 자유당연립 정부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연방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5월까지 현 정부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아직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인데요,

이 분석 기사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향후 집단감염 사태가 통제되고,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집단 면역이 총선 전까지 어느 정도 형성되면 락다운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국민은 안도감을 가지게 되고 현재의 불안이나 동요의 흔적은 사라질 것이라는 논지입니다.

게다가, 정상적 상황에서는 정책의 미덕이 반드시 정치적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연방총선에서 자유당연립은 새로울 게 없는 뻔한 정책을 들고 나왔음에도 총선에서 승리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정치적 수완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조은아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조은아: 감사합니다.
를 통해 코로나19 뉴스와 정보가 63개 언어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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