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IN: 채식 후 잦아진 방귀 '병' 아냐…"미생물이 보낸 건강 신호"

Stomach heat is a condition where excessive heat is produced as a result of a faster digestive process.

채식 후 잦아진 방귀는 미생물이 보내는 건강 신호 Credit: Photo by Monstera from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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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후 잦아진 방귀는 병이 아니라 "장내 박테리아 생태계가 더 건강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호주 모나쉬대 연구진이 밝혔다.


Key Points
  • 정상인의 경우 평균 10~20번 정도의 방귀를 뀌면서 하루에 약 500~600ml
  • 지중해식이 배출하는 방귀는 횟수도 많고 가스 양도 50% 많지만 냄새는 없어
  • 평소 빨대를 사용하거나 식사 도중 말을 하거나 음식 급히 먹으면 가스량 늘어
  • 채식하면 잦아지는 방귀 '병' 아냐…장내 좋은 미생물이 보내는 건강 신호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이하 진행자):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건강식 하면 떠오르는 것이 지중해 식단이죠. 최근 호주 선샤인코스트 대학교 연구진이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요. 특히 노년층 여성의 우울증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면서요?

유화정 PD: 60세 이상 호주인 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 따르면 야채 섭취량이 많을수록 우울증 증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서 발견한 점은 지중해식 식단은 불안 및 스트레스 증상과 반비례 관계가 있었는데, 이것이 본질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지중해식 식단 패턴을 더 잘 준수한다는 것은 불안이나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영국에서도 나왔는데요. 지중해식 식단의 섭취와 여성의 우울증 증상 완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 영양 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렸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불포화 지방산에 비해 생선과 단일 불포화 지방산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우울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60세 이상 성인의 약 5.7%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여성 우울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지중해 식단, 여기저기서 지중해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정보는 익히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지중해 식단은 어떤 것인지요?
Wooden table with a
Most Australians don't have a balanced enough diet, according to a new report from the CSIRO. Source: Supplied / CSIRO
유화정 PD: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이란 이름 그대로 지중해 연안국 주민들의 전통적인 식생활과 유사한 패턴으로 이뤄진 식단을 말합니다.

WHO(세계보건기구)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로 인정한 식단으로 2013년 유네스코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지중해 식단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인체 건강에 이로운 점이 많기 때문인데요.

특히 지중해식 식단은 붉은 고기류와 가공육, 인스턴트, 단당류 등을 멀리하고 통곡물, 견과류, 채소, 과일, 생선, 해산물 등을 중요하게 따집니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식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올리브 오일입니다.

진행자: 식단의 주요 부분을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구성하는 지중해 식단이 인기를 끌면서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고, 최근에 채식이 인간과 동물,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식단으로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채식을 하면 방귀가 잦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유화정 PD: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꾼 뒤 방귀 횟수도 늘어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 많습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나 곡물, 콩류 등 식물성 식품을 섭취할수록 배변활동이 촉진돼 대변 양이 많아진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죠.

행여 들킬세라 괄약근을 조여가며 조심스레 뀌는 방귀는 몸속에 있는 장내 미생물이 체내 대사 활동에 관여하면서 빚어내는 부산물입니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장내 미생물에 공급해 주느냐에 따라 방귀의 양과 냄새, 그리고 대변의 양도 달라집니다.
World Vegan Day – Moodboard
World Vegan Day – Moodboard Source: AAP
진행자: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방귀가 잦다는 것을 입증한 관련 연구 결과가 있다고요?

스페인 연구진이 채식 위주의 지중해식단(저지방 고식이 섬유)과 고기 위주의 서양식단(고지방 저식이 섬유)이 방귀와 대변의 양과 횟수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 측정한 연구 결과가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소개됐습니다.

내용을 보면 참가자들이 두 식단을 섭취하는 기간 동안 본 대변의 횟수는 비슷했지만 그러나 대변의 양은 식물성 식단을 섭취할 때 거의 두 배 더 많았습니다.

이는 식물성 식품을 섭취할 경우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는 장내 박테리아의 활동과 번식이 활발해지기 때문인데 늘어난 대변에는 더 많은 장내 미생물과 물, 그리고 끝까지 소화되지 않은 식이섬유가 들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끝까지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식이섬유가 방귀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나요?

유화정 PD: 음식물과 함께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가 대장에 분포한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 등의 탄수화물을 분해할 때 생성한 가스와 섞여 방출되는 것이 방귀입니다. 따라서 느리게 소화되는 식이섬유가 많을수록 방귀 양도 많아지는 것이죠. 채식을 하면 기본적으로 방귀가 많이 나옵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직접 하루에 뀌는 방귀 횟수를 기록한 결과에서 고기 위주의 서양 식단을 먹었을 때보다 지중해식단을 먹었을 때 하루 평균 7번 더 방귀를 뀌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양식을 먹을 땐 하루 11번, 지중해식을 먹을 땐 하루 18번이었습니다.

진행자: 방귀 횟수가 잦다는 건 분출되는 방귀 가스량도 많다는 걸 의미하나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연구진이 실험참가자의 직장에 가스 수집 장치를 달아 직접 측정한 결과 지중해식이 배출하는 방귀 가스는 양도 50%가 더 많았습니다.

장내에 느리게 소화되는 식이섬유가 많을수록 방귀의 양도 많아지지만 그러나 이때 방귀의 주성분인 주성분인 수소, 메탄, 이산화탄소에선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방귀에서 나는 역한 냄새의 실체는 단백질을 소화시킬 때 나오는 황화수소 가스입니다. 보통 우리가 달걀 썩은 냄새를 맡았을 때를 연상하시면 되겠는데요. 이 황화수소가 얼마나 들어있느냐에 따라 악취 정도가 달라집니다.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고기와 달걀, 유제품 등의 단백질에 포함된 황 함유 아미노산 시스테인이 장내 미생물의 황화수소 배출량을 7배 이상 늘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황화수소는 장 염증을 악화시키고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bowel cancer
Abdominal pain patient woman having medical exam with doctor on illness from stomach cancer, irritable bowel syndrome, pelvic discomfort, Indigestion, Diarrhea, 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Credit: Phynart Studio/Getty Images
진행자: 샐러드 위주의 식물성 식단을 비중을 늘린 뒤 방귀가 잦아졌다고 해서 뭐가 잘못됐나 건강 이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군요?

유화정 PD: 모나시대 연구에 참여한 클라우디아 바버 박사는 "방귀가 많이 나온다고 민망하게 여길 일이 아니다"라며 "채식으로 방귀가 많아졌다는 건 장내 박테리아 생태계가 더 건강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은 지방산(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는 유익균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만 아니라 고혈당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식 후 방귀가 많아졌다면 좋은 미생물이 보내는 건강의 신호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진행자: 건강한 방귀에서 이제 정말 고민되는 냄새 고약한 방귀에 대해서도 원인 규명을 해보죠.

유화정 PD: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머무는 방귀가 있습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머무는 방귀가 있다. 그저 불쾌한 느낌 탓이 아니라 여기에는 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방귀 기체에 황화수소 성분이 많으면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뭅니다. 앞서 말씀드려듯이 황화수소는 방귀 냄새를 고약하게 만드는 성분인데, 결국 무슨 음식을 먹었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달걀, 고기, 콩, 우유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이나 양배추, 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채소 등에 황 성분이 많고, 아황산염이 든 와인이나 맥주도 원인일 수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로 청바지를 입었다면 방귀 냄새가 덜 날 수 있는데요. 조밀한 천으로 짠 바지가 냄새를 오래 붙잡아 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위나 장의 소화기 계에 문제가 있어도 방귀 냄새가 독해지죠. 미국에서는 고약한 방귀 냄새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된 사례도 있다고 하던데요.

유화정 PD: 정상인의 경우 평균 10~20번 정도의 방귀를 뀌면서 하루에 약 500~600mL 정도의 가스를 배출하게 됩니다. 방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횟수가 잦거나, 냄새가 심한 경우에는 중요한 순간에 민망할 수 있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죠.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 또는 변비도 방귀 냄새의 원인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흔하지는 않지만 대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용종이나 종양은 장에 가스를 축적하는 폐색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식사 후 지독한 방귀를 자주 뀌시거나 식단을 변경해도 악취가 나는 방귀 냄새를 경험하신다면 건강 상태를 잘 점검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평소 식사 습관에서 방귀를 줄일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A woman holding a cup with a plastic straw inserted in it.
A side view of an anonymous Asian female drinking juice while relaxing outdoors. Source: Getty / FreshSplash/
유화정 PD: 음식을 먹을 면서 말을 할 때, 빨대로 마시거나 껌을 씹을 때 공기를 삼키면 뱃속이 부글 거릴 수 있습니다. 식사에 집중하고 먹는 중간중간에 가끔씩 한숨씩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너무 급하게 할 경우에도 공기를 많이 삼킬 수 있고, 제대로 씹지 않고 음식을 빨리 삼키면서 위장 속에 가스가 찰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숨을 자주 쉬는 습관도 방귀를 유발하니 일상에서의 작은 습관들을 살펴보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진행자: 공기도 적당히 들이쉬어야겠습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채식 후 잦아진 방귀는 좋은 건강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다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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