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생 정책 방향 관련 정부와 대학가 '갑론을박'

International students and temporary migrants protest in New Delhi against the Australian government's border closure.

International students and temporary migrants protest in New Delhi against the Australian government's border closure. Source: Supplied by Akshit Bha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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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봉쇄조치의 장기화로 호주 내의 해외 유학생 수가 격감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와 대학가는 새로운 해외 유학생 정책 방향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 문제로 호주의 전체적인 백신 접종 계획이 궤도수정됐습니다.  

조기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데요…. 특히 교육계의 한숨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유학생 입국 허용 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저희가 방송 시간을 통해 상세히 전해드렸죠.

알란 터지 연방교육장관은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확대해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대학들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호주 내 이른바 G8 (g-eight)이라고 불리우는 명문대 여덟 곳이 정부가 대학강의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는 제안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해외 유학생들이 온라인으로만 유학 과정을 수료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며 해당 나라를 경험한다는 해외 유학의 근본적인 동기가 사라진다는 지적인데요. 교육 대해부에서 오늘 자세힌 이야기 함께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나와 있습니다.

지난 주 교육대해부 시간을 통해서 앨런 터지 연방 교육부장관이 호주 유학산업의 미래 전략으로 대학 강의의 온라인화를 강조했다는 뉴스 함께 분석해봤는데요. 오늘은 정부의 발표에 이어서 대학들의 논박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죠. 일단 G8 의 입장부터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호주의 새로운 해외유학생 정책 방향은?

  • 호주정부, 온라인 강의 확대 통한 해외 유학생 다변화
  • 호주 대학들 “해외 유학은 강의 외에 현지 문화, 라이프스타일 학습의 기회”
  • 절충안: 온라인 수강 완료 후 호주서 인턴십 및 실습 기회 부여
 


이수민 리포터: 네, 호주 내 주요 연구중심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요. 근본적인 이유는 호주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많은 유학생들에게 호주 유학의 동기가 되기 때문에 강의의 온라인화는 답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룹 오브 에잇, G8이라고 하죠, 여기의 최고책임자를 역임하고 있는 비키 톰슨은 코비드19로 인한 팬더믹이 대학들에게 강의를 온라인 포맷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일종의 개념 증명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히고 팬더믹 이후에도 이와 같은 온라인 위주의 모델이 대학 교육 산업의 장기적인 회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G8 의 입장은 현재처럼 온라인으로 모든 과목이 해외에서도 수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팬더믹 사태로 인한 임시방편적인 조치라는 거군요.

이수민 리포터: 네 대학들의 인식은 그런 방향인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톰슨에 따르면 현재 G8대학들은 학교에 등록한 대부분의 유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해당 대학들에 등록한 유학생들 가운데 호주 밖에서 공부를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은 약 3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호주 내 주요 대학들 역시 교육시장을 다각화하길 원하지만, 많은 유학생들이 호주에 유학을 오기로 결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호주에 직접 와서 살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라며, 결코 모국에서 온라인으로 공부를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정부가 유학산업의 미래 전략으로 온라인을 강조한 분석 자체가 틀렸다는 문제 제기리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잠깐 지난 주에 짚었던 내용을 다시 얘기하자면, 정부가 앞으로 더욱 발전된 온라인 강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대학들의 역량과 의지가  미래 유학산업 분야에 있어 주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을 했었죠. 이는 앨런 터지 연방 교육부장관이 한 대학 강연에서 밝힌 미래 대학교육 10년 전략의 주요 골자였는데요.  이와 같은 교육부의 제언은 대학교육의 미래를 내다보고 기존의 강의전달 방식에 대학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제기라고 해석이 되었었죠.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결국 온라인 강의의 확대를 통해 유학산업에서의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논지였는데요. 대학들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입니다.  또 다른 대학관련 이익단체인 호주 내 서른 아홉 개 대학 모임인 유니버시티즈 오스트레일리아는, 온라인이나 대면 수업 한 쪽에 치중된 방식이 아닌 일종의 혼합형,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유학생들이 일부 학습은 대학 캠퍼스에서 대면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유학생들이 호주에 입국해서 직접 대학 근처에 거주하며 호주를 체험할 기회 역시 제공해 줘야 한다는 거군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모델이 더욱 경쟁력을 확보할 대안이 된다는 지적인데요. 유니버시티즈 오스트레일리아의 최고책임자인 캐트리오나 잭슨은 이와 같은 풍부한 혼합형 모델이 호주를 선택하는 유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이와 같은 교육 모델이 국제 유학 산업 분야에서도 호주의 경쟁력을 키워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니버시티즈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2020년 호주 대학 캠퍼스들에서 총 17,300 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추정했는데요. 이는 유학생들, 특히 호주 내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의 입국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대학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유학산업 관련 미래전략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입을 모아 동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앨런 터지 교육부장관이 언급한 미래 전략 역시 인도와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유학산업의 구조를 개편하고 수익 창구를 다각화해야 한다는데에서 나온 방안이었는데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뿐만 아니라 앨런 터지 교육부장관은 특히 인도네시아를 호주 유학산업의 주요 마켓으로 지목한 바 있는데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학교육과 유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를 견인할 역량이 부족하다며 이러한 수요가 유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핵심 인재 5천 7백만 명을 대학교육을 수료한 역량 있는 일꾼으로 길러 내겠다는 것을 국가적 목표로 잡고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에 따라 대학교육이 잘 발달되어 있는 인근의 호주 등으로 수요가 이동할 거라는 예측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호주와 거리도 가까우니까 온라인과 대면수업 방식의 혼합형 모델로 대학 수업을 제공한다면 오히려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들에게는 호주 유학 시장이 기존보다 더 큰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겠어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는데요. 멜버른 모나시 대학의 호주 인도네시아 센터의 센터장인 유진 세바스찬 박사는  특히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서 국내외 에드테크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드테크는 온라인 교육을 기반으로 대학교육 및 각종 단계의 교육을 온라인에 최적화하여 제공하는 기술과 관련한 산업 분야인데요. 이러한 사실로 봤을 때 호주 대학들이 온라인 교육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무려 1억 5천만 명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더욱더 호주 대학교육산업이 산업확장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야 말로 어떻게 보면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들이 온라인교육의 블루 오션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또 한가지 세바스찬 박사 역시 지적한 것은 일부 대학들에서 주창하고 있는 혼합형,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학교육 제공 방식이 분명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의 형태라는 것인데요. 교수와 대면하고 학생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며 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수요 역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수요 역시 혼합형 모델을 통해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예를 들어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 완료하면 인턴십이나 트레이닝 코스 등은 호주에 와서 대학 캠퍼스나 관련 산업 분야를 기반으로 수료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혼합형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입니다.

진행자: 네,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어쨌든 연방교육부가 온라인 강의 제공을 미래 유학산업의 중요한 기치로 내걸고 있는 상태인데, 대학들의 현실적인 입장 역시 충분히 고려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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