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원 로지아 “생명 위협 공포심 느껴”…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호주 전역에서 음식 배달원과 관련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SBS 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 배달원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퀸즐랜드주로 나타났다.

Rosaizam Ahmad

Rosaizam Ahmad was involved in an accident while working for Uber Eats. Source: SBS News

로지아(Rosya: Rosaizam Ahmad) 씨는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현재 멜버른에서 생활하고 있는 로지아(41)씨는 자신이 타고 있던 전기 자전거가 주차된 차 문과 충돌했던 끔찍한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 삶에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 온몸에 통증이 있었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두통을 앓아왔다”라고 말했다.

사고가 났던 지난 7월 로지아 씨는 멜버른 도심에서 우버이츠 주문을 받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녀는 구급차를 원치 않았다. 대신 그녀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고 이후 병원에 가서 하룻밤을 병원에서 보냈다.

의료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당시 뇌진탕과 오른쪽 팔꿈치 찰과상을 입었다.
Rosya in hospital after the accident.
روزیا بعد از تصادف در شفاخانه Source: Supplied
로지아 씨는 원래 집 청소 일을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일자리가 사라지며 지난 3월 음식 배달 플랫폼에 합류했다.

사고 발생 후 그녀는 우버이츠에 연락을 취했고 이틀 후 우버이츠로부터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버이츠의 보험사인 처브(Chubb)에 보험금 신청을 했고 16일 동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2400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사고 발생 후 두 달 이상 전혀 일을 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보상금이 충분치 않다고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후 배달 지연과 고객 불만과 관련된 세건의 불만 사항이 접수됐고, 로지아 씨의 우버이츠 계정은 지난 11월부터 영구적으로 비활성화됐다.

로지아 씨는 “배달이 늦어진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사고가 발생한 후 막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약간의 동정심과 관용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호주 전역에서 발생하는 배달 사고

로지아 씨의 사례가 알려지기 전에도 호주 전역에서는 음식 배달원의 잇따른 사망 사고 소식이 들렸다.

SBS 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 배달원의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퀸즐랜드주로 나타났다.
Safety incidents and claims
تعداد حوادث مرتبط به پیک‌های غذارسان آنلاین در آسترالیا Source: SBS News
세이프워크 뉴사우스웨일스(SafeWork NSW)는 지난 12개월 동안 65건의 안전사고가 보고된 후, 현재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에 대한 6건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빅토리아주에서는 11월 30일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배달 음식과 다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와 관련된 42건의 사고가 보고됐다. 또한  퀸즐랜드 직장 안전부서(Workplace Health and Safety Queensland)에는 올해 초부터 26건의 음식 배달 회사 관련 사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운수 노조(Transport Workers’ Union)의 닉 매킨토시 사무처장은 통계 자료가 긱 경제에 만연한 안전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킨토시 사무처장은 “저희 조사 결과 시드니 한 곳에서만도 배달원의 절 반 이상이 근무 중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실제 수치는 세이프워크에 보고된 수치보다 훨씬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매킨토시 사무처장은 “많은 배달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고, 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분류되는 허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이 거절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냥 앱에서 쫓겨나는 거야”

매킨토시 사무처장은 로지아 씨가 직장을 잃은 경험은 너무나 흔히 발생하는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앱이나 알고리즘에 불평이 접수되면 그것이 정당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게 된다. 그냥 앱에서 쫓겨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로지아 씨는 “적절한 통지나 설명 없이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너무 화가 났다”라며 “우버는 무정하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배달원을 동정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Messages Rosya (Wan) recieved from Uber Eats.
یکی از پیام‌های اوبر ایتس به روزیا (وان) Source: Supplied
로지아 씨는 자신의 계정이 비활성화된 이유를 알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식당과 고객에게 나쁜 경험을 선사하는 배달 지연과 함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사기 행위와 관련됐기 때문에 계정이 비활성화됐다”라는 내용을 받을 뿐이었다.

로지아 씨는 자신이 어떠한 “사기 행위”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osya (Wan) was blocked from the Uber Eats app.
اوبر ایتس دسترسی روزیا (وان) به اپلیکیشن خود را مسدود کرد Source: SBS News
SBS 뉴스는 우버이츠의 모회사인 우버에 로지아 씨의 주장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우버는 그녀의 사건에 대해 어떠한 직접적인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SBS 뉴스는 플랫폼 업체들이 개별 사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대신 우버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전은 우리에게 핵심적인 것이고, 우리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로와 자전거 안전을 다루는 탑승 모듈, 연간 자전거 안전 테스트, 자전거 전용 네비게이션 등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가지 조치들을 시행해 왔습니다.”

우버는 또한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라며 “일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보험 파트너 지원 패키지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안전 문제를 개선해야 할 때

이런 가운데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최근 발생한 배달원 사망 사건을 위한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하고 안전 강화를 위한 업계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앞서 발생한 5명의 배달원 사망 사건 중 4명이 시드니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세이프워크 뉴사우스웨일스(SafeWork NSW)와 뉴사우스웨일스 운송 당국이(Transport for NSW)이 주도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 배달 업체인 ‘이시(Easi)’는 앞으로 배달원의 배송 시간을 더 길게 잡겠다고 발표했다.
An Easi delivery bike in Sydney's Chinatown.
شرکت غذارسانی ایزی اکنون زمان بیشتری برای تحویل غذا به پیک‌های خود می‌دهد. Source: SBS News
이시의 전국 운영 매니저인 키티 루 씨는 “우리는 시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이해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배달원들에게 추가로 10분을 더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시는 배송 예상 시간이 20분에서 40분으로 예측될 경우 고객들에게 배달 가능 시간을 약 30분으로 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보상금 청구 소송 이어질 듯

한편 법무 법인 ‘슬래터 앤드 고든(Slater and Gordon)’은 지난 9월 버스에 치여 사망한 음식 배달원 샤오준 첸(Xiaojun Chen)씨의 미망인 리홍 웨이(Lihong Wei)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다.

지난달 이 법무 법인은 첸 씨 가족을 대신에 83만 달러의 보상금을 청구했다.

호주에서는 대부분의 긱 경제 근로자들이 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분류되고 있다. 독립 계약자는 최저 임금, 연금, 근로자 보상과 같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기에 긱 경제 업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무 법인 측은 “이번 일은 랜드마크가 될 만한 사례로 우리는 근로자들이 실제 회사를 위해 배달해온 직원임을 증명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법무 법인 측은 주보험사인 아이케어(iCare)에 보상금을 청구했으며, 보상이 거부될 경우에는 뉴사우스웨일스 근로자 보상 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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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6 December 2020 1:59pm
Updated 16 December 2020 2:07pm
By Lin Evli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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