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가정폭력 여성 보호시설’… “임시 비자 소지 여성에게 생명선 제공”

웨스턴 시드니에 있는 한 여성 보호소가 학대를 경험한 임시 비자 소지 여성들에게 호주에서 살 수 있는 생명선을 제공하고 있다.

라오스 출신의 마이(가명) 씨는 아들이 다니는 시드니 학교의 도움으로 ‘세이프 헤븐’에 오게 됐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서비스 코디네이터인 사라(가명)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우리 엄마는 죽었어요’라고 말하더라”라고 말했다.

마이 씨는 3명의 아이 아버지인 자신의 파트너의 손에 가정 폭력을 경험해 왔다.

사라 씨는 “학교에서 마이 씨를 만났을 때 그녀는 너무나도 슬프게, 조용히 울고 있었고, 내 눈을 거의 쳐다보지 못했다”라며 “그녀는 나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녀는 끔찍하고 지속적인 신체적, 성적, 재정적, 감정적 학대에 대해 이야기했다”라며 “그녀의 파트너는 술을 많이 마셨고, 그녀에게 점점 더 공격적이고 잔인해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파트너는 종종 화를 내며 마이 씨를 집 밖으로 내쫓고 문을 잠가 버렸다. 마이 씨는 파트너가 잠들기만을 기다렸다가 장남을 깨워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는 간신히 다시 집으로 들어오곤 했다.

방문 비자를 받고 호주에 온 마이 씨는 제한된 영어 실력으로 인해 호주의 이민 제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파트너가 마이 씨의 신분증과 서류를 모두 가져가 버리는 바람에, 마이 씨는 비자를 갱신하지 못했고 결국 불법 체류자가 됐다. “비자를 받지 못하고 영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꼼짝도 못 하게 되고, 폭력적인 집안에 갇혀있게 됐다”는 것이 사라 씨의 설명이다.

“아이들과 떨어져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그녀가 14년 동안 계속된 학대를 보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 사라 씨는 “마이 씨는 일할 권리, 돈을 벌 권리에 접근하지 못한 채 메디케어 혹은 다른 정부 서비스의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 씨는 ‘세이프 헤이븐’을 만나게 됐다
The facility reopened in February following repairs after extensive hail damage in December.
The facility reopened in February following repairs after extensive hail damage in December. Source: Safe Haven
웨스턴 시드니에 위치한 이 시설은 대부분의 여성들을 위한 보호 시설과는 차이가 있다. 세인트 빈센트 클리닉 자선 단체인 ‘오픈 서포트(Open Support)’가 운영하는 이곳은 1995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 시설은 임시 비자를 소지한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어머니와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 머물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비자 조건 때문에 고용과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 시설에서는 문화적으로 매우 민감한 가정 폭력 문제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인 주택 확보와 이민자 신분 해결 등의 문제들도 돕고 있다.

이 센터에는 여성 직원만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한 번에 최대 4가족이 약 60일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곳에 머무는 여성들은 주로 인도, 베트남, 이라크 출신의 여성들이다.

사라 씨는 “이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고 취약한 사람들”이라며 “여러 부문에서 많은 여성들이 외면을 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 씨는 이 센터를 통해 다행히 브리지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호주에서 자녀와 함께 머물 수 있게 된 마이 씨는 현재 법률 지원 센터와 내무부의 조언을 얻고 있다.

지역 사회의 압박

이민 여성들을 위한 시민단체인 IWSA(Immigrant Women’s Speakout Association)의 제인 브록 씨는 “가정 폭력을 경험한 수많은 새로 도착한 이민자 여성들이 제한된 사회 연결망을 갖고 있다”라며 “세이프 헤븐과 같은 센터가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인 브룩 씨는 "이들 여성들은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이용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권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라며 “특히 남편의 가족과 연락을 하고 지내는 다른 가족과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계를 떠나는 것이 가족의 수치심이라는 압박이 있다”라고 설명한 브룩 씨는 임시 비자를 소지한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여성들이 임시 비자를 받고 생활하기 때문에 추방의 위험과 공포,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이들 여성의 상당수가 파트너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실질적인 관계를 맺고 있고, 자녀들과 떨어져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성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남편과 남편의 가족들이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가겠다고 위협하기도 하고, 아내 가 아이를 돌보기에 부적합한 엄마라고 둔갑시키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성폭력, 가정 폭력, 학대를 경험한 분들이 조언을 얻기 원한다면 1800RESPECT (1800 737 732)으로 전화를 주시거나 웹사이트 1800RESPECT.org.au를 방문해 주세요. Link2Home 전화번호 1800 152 152 혹은 000번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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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7 March 2019 3:56pm
Updated 8 March 2019 11:58am
By SBS News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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