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종차별위원회, ‘국가 반-인종차별 체계’ 수립… “연방 정부 지원, 시행” 촉구

호주 인종차별위원회 친 탄 위원장이 연방 정부에 새로운 국가 반-인종차별 체계를 지지하고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Chin Tan

Race Discrimination Commissioner Chin Tan. Source: SBS News

Highlights
  • 호주 인종차별위원회, 국가 반-인종차별 체계 수립
  • 연방 정부에 지원 및 시행 촉구
  • 친 탄 위원장 “가정 폭력의 재앙이나 아동 학대의 재앙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인종 차별 재앙을 바라봐야 할 때”
호주 인종차별위원회 친 탄 위원장이 새로운 ‘국가 반-인종차별 체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연방 정부의 지원과 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탄 위원장은 수요일 ‘반-인종차별 체계’에 대한 주요 요소를 설명하는 제안서(concept paper)를 내놓으며, “호주와 전 세계에서 경험되고 있는 인종차별의 부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하모니 데이(Harmony Day)’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을 앞둔 상황에서 탄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체계의 필요성이 고통스럽게 명백해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 아시아계 혈통에 대한 인종 차별 공격이 늘었고, 호주 정보기관인 ASIO와 호주연방경찰(AFP)이 호주 국가 안보의 중요한 위협 요소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를 지목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탄 위원장은 “가정 폭력의 재앙이나 아동 학대의 재앙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인종 차별 재앙을 바라봐야 할 때가 됐다”라며 “이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호주 정부들이 서명했던 오래된 국가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나아가는 3년간의 행동 계획도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연방 정부는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It Stops With Me')을 시행하며 자금도 투입했지만 이 캠페인은 지난 2015년 마쳐졌다. 이후로는 반인종차별 전략을 시행하는 데 호주인권위원회(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 :AHRC)의 예산이 사용돼 왔다.

이에 호주 내 주요 다문화 단체인 ‘호주 소수민족 연방 위원회(Federation of Ethnic Communities Councils of Australia)’와 노동당은 새로운 반-인종차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탄 위원장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인권위원회가 연방 정부와 새로운 전략을 협의 중이라며 연방 정부의 지지와 예산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체계를 갖추는 것이 국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연방 정부가 나설 것으로 믿는다”라며 “인종 차별은 우리에게 중요한 경제, 사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계획에는 향후 몇 개월 동안 지역 사회와 정부가 광범위한 상의를 거치고, 호주 내 인종 차별의 성격, 확산, 발생 문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중앙 집중화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핵심 쟁점들을 다룬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종 증오로부터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현재의 법체계를 재검토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탄 위원장은 “현재는 인종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심지가 없다”라며 “실질적으로 지역 사회의 보통 사람에게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이슈를 제기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대부분 모른다고 대답한다”라고 말했다.

탄 위원장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적절한 장소로 향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샵을 찾도록 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인종 차별주의 공격

중국에서 호주로 유학을 온 빈센트 첸 씨는 언젠가 호주에서 자신의 커피숍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 꿈은 2년 전에 현실이 됐고, 첸 씨가 거하는 캔버라 지역 사회는 언제나 그에게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첸 씨는 이번 달 초 겪었던 인종 차별 공격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Vincent Chen
Vincent Chen was targeted in a racist attack. Source: Supplied
첸 씨는 “몇몇 친구들에게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이번 일을 겪고 내가 이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첸 씨가 자신의 카페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10대 소년들에게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소년들은 바로 이곳을 떠났지만 잠시 후 다시 돌아왔다.

직원이 촬영해 SBS 뉴스와 공유한 영상에는 한 10대 소년이 직원을 향해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매장 직원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적인 비방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소년은 가게 밖으로 나가 침을 뱉기도 했다.
첸 씨는 캔버라 경찰에도 이 일을 신고했지만 더 이상 문제를 키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소년은 나중에 첸 씨에게 사과를 했고 첸 씨는 소년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첸 씨는 “이 일에만 집중하고 싶지는 않다. 동영상을 올린 이유는 이런 일들이 여전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한 것”라며 “정부와 당국이 이일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호주는 다양성을 지닌 다문화 사회로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첸 씨는 새로운 국가적인 반인종차별 전략의 시작을 환영한다며 호주를 더욱 안전하고 포용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첸 씨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겪었던 사건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상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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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7 March 2021 8:28am
By Lin Evli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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