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 명 설문조사 결과 “팬데믹 기간, 유학생 4명 중 1명 인종 차별 경험”

유학생 6천 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3%가 팬데믹 기간 동안 언어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팬데믹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70%에 달했다.

Toolsika Rawoah

Toolsika Rawoah from Mauritius says she experienced racism in Australia. Source: Catalina Florez/SBS News

툴시카 라요아(Toolsika Rawoah) 양은 지난해 3월부터 멜버른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올해 21살의 라요아 양은 올해 초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범죄학(criminal justice) 3년 과정을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셔스(Mauritius)의 작은 섬에서 호주 같은 나라에 왔을 때 이곳의 문화는 어떨까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람들로부터 훌륭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며 모두 바뀌게 됐다.

그녀는 “한 번은 밖에 나가 식품점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때 한 사람이 말을 걸며 ‘여기에서 뭐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런 일은 그녀만 겪은 것이 아니다.

뉴욕에서 온 레이 젠킨스(Ray Jenkins) 씨는 호주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다.

멜버른에 있는 라트로브 대학교에서 국제 관계학을 공부한 그는 현재는 모내시 대학교에서 국제 개발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Ray Jenkins
詹金斯說他在澳洲一家超市中遭到到種族歧視的對待。 Source: Supplied/Ray Jenkins
젠킨스 씨는 최근 겪었던 차별 경험을 이야기하며 큰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는 “어제 쇼핑센터에 가서 물건을 사고 있을 때 생긴 일이다. 나를 쫓아오던 보안 직원이 내가 가는 매장들을 계속 따라왔다. 집에 갈 때 간혹 생기는 일이라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사람의 문화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개방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다른 사람이 그냥 원래 있던 장소에만 머물기를 바란다. 그들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목요일 6천 명 이상의 유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UNSW 시드니와 UTS가 공동으로 조사를 벌인 이번 조사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코로나19 기간 호주에서의 임시 비자 소지자들에 대한 포기(As if we weren’t humans: The abandonment of temporary migrants in Australia during COVID-19)”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학생 응답자의 23%가 팬데믹 기간 동안 언어 인종차별을 경험했고, 25%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꺼리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UTS의 로리 버그 부교수는 “팬데믹이 기존에 지역 사회 내에 존재하던 인종 차별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으며 임시 비자 소지 이민자들이 이 같은 예봉을 견뎌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버그 부교수는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1천500명가량이 외국인 혐오증 비방에 대해 말하거나 아시안 외모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처럼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물리적인 인종차별 공격을 이야기한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학생 응답자의 70%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했으며, 32%는 고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는 돈만으로는 생활이 어렵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8%)이 집세를 내지 못했고, 42%는 노숙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렵다고 말했다. 음식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답한 유학생 응답자의 비율도 28%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33%가 생계를 위해 긴급 지원 혹은 자선 단체에 의존해야 한다고 답했고, 35%는 조만간 모아둔 돈들이 바닥날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인종 차별을 경험한 툴시카 라요아 양 역시 직장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학생들은 굉장히 부자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다. 일자리를 잃게 돼 재정 상황에 큰 영향이 미쳤고 재정적으로 대처하기가 정말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호주에 남아 있는 유학생 수는 63만 7천 명이 조금 넘는다. 이는 2019년 12월 당시의 75만 8천 명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런 가운데 UTS의 로리 버그 부교수는 “유학생들이 호주 노동 시장의 10%가량을 차지함에도 이들은 현재 연방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러한 정부 정책의 효과는 팬데믹 이후에도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라며 “연방 정부가 임시 이민자들에게도 임금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hare
Published 17 September 2020 12:04pm
By Catalina Florez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hare this with family and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