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재개방 후 다시 유학길 오른다”... 중국 유학생 응답자 절반 미만

중국 대학생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강타하기 이전부터 이미 호주 유학을 재고해 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hinese students wear masks in Beijing.

Chinese students are rethinking plans to study in Australia. Source: Getty

** 스윈번 대학교의 마리나 유에 장(Marina Yue Zhang) 부교수의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을 번역했습니다.

해외 유학을 고려해 온 중국인 학생들 중 40%만이 여전히 유학을 계획하고 있고, 국경이 재개방 된 후에 해외로 나가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답한 유학생은 기존 유학생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6월 5일에서 15일 사이에 중국에서 1천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다. 주된 내용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계속해서 해외 유학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사실 놀라운 것이 아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중국과 서방 국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중산층 부모들은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해외에서의 자녀 안전과 차별 가능성을 우려해 왔기 때문이다.

팬데믹은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 유학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설문 조사에 참석한 1천12명의 학생 중 404명은 향후 3년 안에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에 유학 갈 계획을 세우고 유학 의향서를 등록한 상태였고, 608명은 이미 이들 국가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었다.

설문 조사에서는 학생들에게 고려 사항을 제시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호주와 다른 국가에서의 유학을 고려할 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첫 번째 그룹(A 그룹)에는 호주에서 유학 경험이 있지만 여행 제한 조치로 호주로 돌아올 수 없었던 304명의 학생이 포함됐다. 이들 중 50%는 학부생이었고, 42%는 대학원생, 5%는 박사 과정 학생, 3%는 기술 학교 및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두 번째 그룹(B 그룹)은 코로나19 발병 이전에 해외에서 공부한 적은 없지만 향후 3년 내 유학 갈 계획을 세우고 유학 의향서를 등록한 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 학생들도 호주와 관련된 질문들에 답변을 했다.



두 그룹의 학생들 모두 더욱 비싸진 항공요금, 중국에서의 자유 감소, 온라인 강의와 같은 문제들이 호주 유학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한편 두 그룹의 학생들은 일부 요인에 대해서 상당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앞서 호주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학생들은 다음의 요소들이 자신의 결정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답했다.

  • 호주 학위 과정을 마친 귀국자들이 중국의 일류 대학 졸업생들과 비교할 때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지 않다.
  • 국내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쉽다. 유학생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견디면서까지 외국에 나가고 싶지 않다.
  • 중국의 향상된 정치 안정과 경제 전망
  • 중국에서 호주 학위를 가지고 좋은 직장을 얻을 가능성이 적다
  • 온라인으로 강의가 된다면 굳이 회국에 나갈 필요가 없다.
반면 아직 호주에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호주 유학을 계획했던 학생들은 다음의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 호주에서 중국인들이 차별을 당하거나 착취를 당한다는 언론 보도가 많다.
  • 중국과 호주 관계의 악화
  • 호주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성공적인 모습이 언론에 많이 보이지 않는다.
  • 호주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입학 기준을 낮췄다.
  • 인사 담당자들이 호주 학위를 미국, 영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의 학위에 비해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

학생들의 또 다른 의견

이런 가운데 두 그룹의 학생들 모두 호주 방문과 유학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유학과 해외 체류의 결정은 중국에서는 종종 가족 모두의 결정으로, 이런 경우 정부의 목소리가 결정에 상담한 무게감을 지니게 된다는 뜻이다.

멜버른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학생들에게 호주 국경이 봉쇄됐다. 당시 호주로 직접 올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태국을 경유했고 멜버른에 도착하기 전 방콕의 작은 호텔방에서 14일을 보내야 했다. 빌린 방에서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했다”

“이후 강의는 모두 온라인으로 옮겨졌고 멜버른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연방 총리는 유학생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부모님은 많은 걱정을 하셨다. 부모님은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셨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14일 동안 상하이에 있는 격리 호텔에서 보내야 했기에 숙박비까지 지불하셨다”

“중국 정부가 호주에 대한 여행 경고와 유학 경고를 발표했을 때 나는 호주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부모님을 설득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은 정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딸의 의견보다는 정부의 목소리를 믿고 있다”

앞서 호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인과 중국인이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들이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이런 사례를 왜곡하거나 오해를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더해 중국과 호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며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강화됐다.

자녀들을 해외로 보내는 것은 한때 중국에서 지적, 경제적, 정치적 힘을 지닌 엘리트의 특권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 유학이 중국 중산층 가정에서 꽤나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중국 가정은 자녀 교육에 많은 돈을 쓴다. 유학을 간 나라에서건 고국에 돌아와서 건 더 나은 기회를 주기 위해 중국 가정들은 자녀에게 투자를 하고 있다.

호주는 최근 수십 년간 많은 중국 학생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호주 학위를 지닌 중국 학생들이 다른 나라나 중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에 비해 덜 인정받거나 덜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 부모들은 다른 선택지를 찾게 될 것이다.

시드니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한 중국인 유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고객이고 학위는 상품이다. 우리는 학위를 위해 돈을 지불한다. 상품이 가치를 잃게 된다면? 고객들은 반드시 떠날 것이다
코로나19는 호주에서 공부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인 학생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알아야 사실은 이 같은 하향 추세는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호주 대학들은 중국인 학생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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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7 July 2020 11:22am
Updated 7 July 2020 11:30am
By Marina Yue Zhang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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