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다문화 사회, 팬데믹 기간 재정적 압박 가중... ‘고금리 개인 대출’ 사례 증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띤 지역 사회 주민(CALD)들이 나머지 호주 인구 보다 더 많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Paw Eh and her family had to draw money from their superannuation after her husband lost his job during the COVID-19 lockdown.

Paw Eh and her family had to draw money from their superannuation after her husband lost his job during the COVID-19 lockdown. Source: SBS News

난민으로 미얀마를 떠난 포 에 씨는 14년 전 호주에 도착했다.


소비자 정책 연구소 보고서 조사 내용 (팬데믹 기간)

  • CALD 주민 ‘개인 대출(personal loans)’, 나머지 인구에 비해 2배 많아
  • CALD 주민 ‘고금리 단기 급여일 대출(payday loan)’, 나머지 인구에 비해 4배 많아
  • CALD 주민, 슈퍼에뉴에이션 연금에 조기 접근할 가능성 나머지 인구에 비해 2배 높아
  • CALD 주민, 긴급 지원금 지원할 가능성 나머지 인구에 비해 4배 높아

 

에 씨는 남편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일자리를 잃자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지가 망막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아기가 있어서 저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라며 “집세를 낼 돈도 없는 상황이 닥쳤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정부가 제공하는 ‘잡키퍼(JobKeeper)’ 지원금을 받을 수는 있었지만, 에 씨 가족은 그동안 모아둔 돈들을 야금야금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에 씨는 “남편이 슈퍼에뉴에이션 연금에서 미리 인출한 돈이 1만 달러에 달한다”라고 하소연했다.

팬데믹 기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비단 에 씨만이 아니다.
Paw Eh and her family.
Paw Eh and her family. Source: SBS News
소비자 정책 연구소(Consumer Policy Research Centre)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도시 봉쇄가 마쳐졌을 때 호주 전역에 있는 2000여 명의 시민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 정책 연구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다양성을 지닌 지역 사회(CALD) 주민들이 불균형적인 팬데믹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띤 지역 주민(CALD)의 팬데믹 기간 개인 대출(personal loans)은 나머지 인구에 비해 2배, 고금리 단기 급여일 대출(payday loan)은 4배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슈퍼에뉴에이션 연금에 조기 접근할 가능성이 2배나 높았고, 긴급 지원금을 지원할 가능성 역시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정책 연구소의 로렌 솔로몬 연구소장은 “정말 우려스러운 점은 이 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나머지 인구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로 위험성이 높은 고금리 상품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한 달만 놓고 봐도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띤 지역 주민(CALD) 응답자의 22%가 제때 지불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나머지 인구에서 나타난 비율 6%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띤 지역 주민들이 높은 수준의 재정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뜻이며, 이들 응답자의 73%가 현재 재정적인 복지를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나머지 인구의 56%가 재정적인 복지를 염려하고 있다고 한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다.

호주이민위원회(Migration Council of Australia)의 칼라 윌셔 최고경영자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많은 다문화 배경의 사람들이 급여 계획과 다른 재정 지원에 대한 정보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재정 조언을 받는 것이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라며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지원하는 매커니즘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던 유학생과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은 더 큰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들 상당수는 정규직이 아닌 캐주얼 근무를 통해 불안정한 소득을 얻어야 했기에 학생들이 느낀 불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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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4 April 2021 9:30am
Updated 4 April 2021 11:07am
By Felicity Ogilvie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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