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가 “홍콩 보안법, 미개하고 야만적”… “호주 이민 문의도 늘어”

호주에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은 중국이 통과시킨 논란의 홍콩 보안법이 “상상할 수도 없고”, “미개하고”, “엄청나게 야만적”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Charlotte* is among the Hongkongers living in Australia concerned by the new law in Hong Kong

Charlotte* is among the Hongkongers living in Australia concerned by the new law in Hong Kong Source: SBS News

화요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그동안 논란이 이어져온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정부는 전례 없이 홍콩 입법부를 따돌리고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해당 법안을 처음 발표한지 불과 6주 만에 법안을 승인했다.

민주화 운동가들은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중국 본토의 정치적 탄압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홍콩에서 나고 자란 샬롯(가명) 양은 지금은 호주 시민권자다. 10대 때 부모님과 함께 애들레이드로 이주했으며 이후 홍콩으로 돌아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현재 애들레이드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호주에 본부를 둔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의 모임인 ‘호주-홍콩 링크’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샬롯 양은 자신과 단체 회원 모두가 새로운 홍콩 보안법에 화가 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SBS 뉴스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너무나도 미개하고 야만적”이라며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서 “내 고향이고 내 유산이며 내 출생지다. 비록 지금은 호주를 내 집이라고 부르지만 고향에서 일어난 일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실망스럽다”라며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불과 6주 만에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홍콩 보안법의 정확한 내용은 홍콩 조민들에게는 비밀로 부쳐졌다. 다만 국가 전복, 분열, 테러, 국가 안보를 해치기 위해 외국 세력과 결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법을 어길 시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 지 불과 24시간이 지난 수요일에는 경찰이 홍콩 시위대를 체포하고, 물 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샬롯은 자신과 ‘호주-홍콩 링크’ 회원들이 홍콩으로 돌아갈 경우 홍콩 보안법에 따라 체포될 위험성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녀는 “호주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홍콩을 떠났지만 결국 나는 홍콩에서 왔고, 홍콩의 일부분이자 홍콩인”이라며 “한때 분개한 곳이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홍콩을 너무나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호주로 이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홍콩에 거주하는 750만 명 중 최소 10만 명 이상이 호주 시민권자로 알려져 있다.

케빈 얌 변호사 역시 그중의 한 명이다.
Australian lawyer Kevin Yam lives in Hong Kong.
Kevin Yam, luật sư Úc sống tại Hồng Kông. Source: SBS News
얌 변호사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홍콩 보안법이 통과된 후 자신의 친구 몇몇도 호주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얌 변호사는 “친구들이 호주로 이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예전보다 훨씬 많이 물어보고 있다”라며 “많은 홍콩인들,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은 중산층의 홍콩인들이 최근 들어 이민을 더욱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SBS 뉴스는 다른 몇몇 홍콩 출신자들을 만나 의견을 물었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현시점에서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 든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홍콩 보안법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과하자 호주와 영국을 포함한 27개 주요 국가들은 중국에 홍콩 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 정부는 홍콩 보안법 통과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 법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합의된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의 틀을 훼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페인 장관은 “호주는 홍콩의 사법 독립과 홍콩 시민들이 누리는 권리와 자유가 법안 통과로 영향을 받게 된 점을 염려한다”라며 “이것들은 홍콩의 성공을 뒷받침하던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페인 장관은 이어서 “홍콩 시민, 홍콩 입법부와 사법부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점이 큰 우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페인 장관은 또한 “호주는 홍콩 사람들이 즐겨 찾는 도착지”라며, 호주 정부는 이 같은 생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are
Published 2 July 2020 10:30am
Updated 12 August 2022 3:14pm
By Evan Young, Marcus Megalokonomos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hare this with family and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