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호주 국경 재개방?”… 해외에 가족 둔 이민자, ‘실망감 토로’

2021-22 연방 예산안을 통해 내년 중반까지 호주 국경이 폐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해외에 가족을 둔 이민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Valeria Greenfield and her daughter speak to her grandparents Emma and Julio Vega.

Valeria Greenfield and her daughter speak to her grandparents Emma and Julio Vega. Source: Supplied

해외에 가족을 둔 많은 호주인들이 여행 금지령으로 가족을 못 만난 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최대 1년간은 고국 방문이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다.


2021-22 연방예산안

  • 호주 국경, 2022년 중순 단계적 개방 예상
  • 해외에 가족 둔 이민자, 실망감 토로
  • 재무 장관, 연방 총리 “정책 결정이 아닌 가정일 뿐”

 

앞서 지난해 3월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해외 국적자의 호주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 장관은 화요일 저녁 “임시 비자 소지자와 영주 이민자들의 호주 입국이 내년 중반부터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가 나온 후 발레리아 그린필드 씨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페루에 남아 있는 부모님들과 더욱 오랫동안 분리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부모님들이 손자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우울증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린필드 씨는 호주에서 12년가량을 살았으며 5년 전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다. 지난해 3월 첫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부모님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녀는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만남이 내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Valeria hoped her parents in Peru could come and help her raise her daughter.
Valeria hoped her parents in Peru could come and help her raise her daughter. Source: Catalina Florez/SBS News
그녀는 “너무나 무기력해요. 시간이 없습니다. 한 달도, 6개월도 아니고, 무려 1년은 너무 길어요”라고 말했다.

그린필드 씨는 “정부는 모든 이민자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이것이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종류라도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의 코로나19 여행 금지령에 따라 현재 호주에 입국할 수 있는 사람은 호주 시민권자, 영주권자, 이들의 ‘직계 가족(immediate family)’에 제한되며, 부모의 경우 ‘직계 가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그린필드 씨의 부모님은 손녀를 만나기 위해 호주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정책 결정’이 아닌 ‘가정’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 장관은 여전히 국경 재개방에 대한 결정은 검토 중이라며, 의학적인 조언에 따라 재개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방 예산안이 발표된 화요일 저녁 SBS 뉴스에 출연해 “이는 예산 상의 가정이다. 정책 결정이 아니다”라며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 국경을 재개방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최대한 신속히 접종하고 있지만 해외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방 예산안에서는 또한 2021년 말까지 호주 인구 상당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도 이 같은 가정이 정책 공약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리슨 총리는 수요일 의회에 출석해 “이는 정부의 정책 발표가 아니며 정책 공약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방 노동당은 백신 접종 속도와 자가 격리 관리 실태를 지적하며 정부가 너무 무능하다고 질타하고 있다.

노동당의 재무 담당 짐 찰머스 의원은 수요일 만난 기자들에게 “시작부터 난장판이었다.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고 충분하지도 않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과 재회를 꿈꾸는 어머니

라즈쉬리 파텔 씨는 3살 된 아들과 20개월가량을 떨어져 지내고 있다. 간호학과 학사 과정을 마치는 동안 아들이 인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냈기 때문이다.
Rajshree Patel with her son Neevan.
Rajshree Patel with her son Neevan. Source: Supplied/Rajshree Patel
8년 전 호주에 온 파텔(31) 씨는 2018년 호주 시민권을 받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시드니에 있는 코로나19 진단 검사 클리닉에서 간호사로 근무해 왔다.

그녀의 아들 네바안 군은 호주에서 태어난 호주 시민권자이지만 혼자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올 수는 없는 나이다.

파텔 씨는 “호주 정부가 일전에 어머니가 호주로 여행을 올 수 있도록 면제 결정을 해 줬지만 가족들이 분리된다는 점이 우려스러웠다”라고 말했다.

파텔 씨는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날이 더 늦춰질 수 있다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보고 아들을 안고 있는 것이 꿈처럼 느껴진다”라며 “지금 너무나 불안하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파텔 씨는 이어서 “지난해 외국의 연예인들과 스포츠 선수들이 호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입국 금지) 면제를 받은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지적했다.
Gordon Chan and his fiancee Svetlana.
Gordon Chan and his fiancee Svetlana. Source: Supplied
고든 찬 씨는 러시아에 있는 약혼녀 스베틀라나 체르니크 씨와 14개월가량을 떨어져 지내고 있다.

그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찬 씨는 호주 정부로부터 러시아 여행을 허가받았지만, 파트너 체르니크 씨는 호주 입국을 위한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찬 씨는 “평생 모아둔 돈을 손에 쥐고 망막한 코로나바이러스 환경 가운데 해외로 나가 약혼자와 함께 사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며 “또 다른 선택지는 해외로 나가지 않는 것이고 내년까지 약혼자를 만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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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3 May 2021 12:27pm
By Tom Stayn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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